국제 유가가 15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의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 속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9%(2.68달러) 떨어진 배럴당 89.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87달러 선이 무너지지기도 했다. 러시아 전쟁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2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 브렌트유도 3.11%(3.05달러) 떨어진 95.10달러에 장 마감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적신호가 글로벌 원유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로 경각종 경제 지표가 부진하다는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했는데,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3%를 밑도는 수준이다. 7월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역시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5%를 크게 하회했다.
또 중국의 정유제품 생산량은 하루 1253만 배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기존 연 2.85%에서 연 2.75%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아울러 7일물 역RP(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 역시 기존의 연 2.10%에서 연 2.00%로 0.1%포인트 내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지켜보며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달랐다. 중국이 미중 통화정책 탈동조화로 인한 자본 유출 등 부작용 우려에도 경기 부양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란 핵합의 재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란산 원유가 국제 원유 시장에 풀리면 공급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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