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일본의 지자체 약 40%가 부모에게 사용한 아이의 기저귀를 가져가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 등의 14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기저귀 공급 업체인 ‘베이비 잡’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일본 전국 1461개 지자체를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지자체의 39%가 ‘기저귀 테이크 아웃’ 정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어린이집 중 한 곳이라도 부모가 매일 사용한 기저귀를 가지고 돌아가도록 하는 경우 ‘기저귀 테이크 아웃’ 정책이 있는 지자체로 분류됐으며 49%의 지자체에선 기저귀 관련 요구 사항이 없었고, 11%는 ‘모른다’’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기저귀 테이크 아웃’ 정책을 주로 시행하는 곳은 일본 서부에 있는 시가현으로 어린이집의 89%가 부모에게 아이가 사용한 기저귀를 집으로 가져갈 것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 쓴 기저귀를 집에 가져가라고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변으로 아이의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라는 답변이 43%로 가장 많았으며 ‘지속적인 관행이거나 이유를 모른다’는 답변이 30%, ‘쓰레기 보관·수거가 어렵다’는 14%, ‘예산 부족’이 9%를 차지했다.
후쿠오카시 내 7개의 공립 어린이집도 부모가 자녀의 사용한 기저귀를 집으로 가져가도록 요구하고 있다. 아베 유키노리 후쿠오카시 아동미래국장은 “이러한 관행은 천 기저귀를 쓸 때부터 이어져 왔다”면서 “이를 통해 보호자들은 아이들의 배변 횟수 등 건강 상태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지타 유이코 메이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저귀 테이크 아웃’ 정책이 보육에 대한 일본 사회의 구시대적인 시각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정책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이들과 그들의 배변을 돌보는 것은 어머니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고 비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