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와 자동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 및 2차전지 소재 공급·파트너십 계약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계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폐배터리 수거부터 동박, 전구체 생산으로 이어지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이 분야에 1조원 넘는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달 미국 전자폐기물 수거·재활용 업체인 이그니오를 430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그니오는 미국에서 전자폐기물을 수거·파쇄해 니켈 등의 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기업이다. 고려아연과 이그니오는 폐배터리 등에서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의 원자재를 추출한다. 니켈 등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가 50년 동안 쌓은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LG화학과 합작해 세운 한국전구체를 통해 전구체도 생산한다. 전구체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들어가는 중간재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의 광물을 조합해 만든다. 2024년부터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2만t 규모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자회사인 케이잼을 통해 2차전지 동박도 생산 중이다. 동박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감싸는 얇은 구리 막이다. 올해부터 7365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현재 1만3000t에서 2027년 6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통해 친환경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니켈 망간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 공급망 구축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H2를 대상으로 지분 5.0%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47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최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근간인 제련사업의 기술·자산을 활용해 2차전지 소재 차세대 글로벌 1위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며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수소, 자원순환 등을 신사업 ‘트로이카’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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