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원숭이두창은 미국 정부가 은밀하게 만들어낸 생물 무기라고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러시아 국방부와 러시아 정부의 통제를 받는 언론사들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나이지리아나 우크라이나의 실험실에서 발원했다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이리나 야로바야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부의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의 군사적 생화학실험실의 비밀'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원숭이두창 미국 유출설을 주장한 바 있다.
FP는 러시아가 최근 원숭이두창의 확산을 미국이 조장한 배후인 양 보이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3월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정부 당국자 등이 포함된 전문가 패널은 원숭이두창이 올해 5월부터 전 세계로 퍼지는 상황을 가정해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제시된 시나리오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조작된 병원균이 테러에 악용돼 1년 반 동안 30억명이 감염되고 2억7000만명이 숨진다는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동안 아프리카 외 지역에선 감염사례가 드물던 원숭이두창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확산 추이를 보이면서 이달 17일 기준 92개국에서 약 3만5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FP는 러시아가 원숭이두창 유행이 미국 탓이라는 주장을 국내외로 퍼뜨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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