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을 돌파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9원 오른 1339.8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35.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오후 들어 1340.2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4개월 만이다.
최근 달러 강세로 환율은 지난 6월23일 1300원대에 올라섰다. 지난달 6일과 15일 각각 1310원, 1320원을 차례로 깨며 고점을 높여왔다.
특히, 이날 개장부터 환율이 1335원대로 치솟은 배경은 미국 중앙은행(Fed)가 공격적인 긴축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ed는 지속적인 긴축 방침을 강조했다. 지난 주말엔 주요 인사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도 이어졌다.
고강도 금리 인상의 선봉자 격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자신은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긴축을 지속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9월에 0.50%p, 혹은 0.75%p 금리 인상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이날 오후 위안화 약세도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LPR은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로 통용된다. LPR은 18개 시중 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해 평균을 낸 수치로,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사실상 LPR를 결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