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에 웃던 화학사…가격 폭락에 '초상집'

입력 2022-08-22 17:55   수정 2022-08-23 10:12

지난해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여천NCC 등 석유화학업체들이 올 2분기에 일제히 영업손실을 냈다. 원유에서 추출한 기초 원료인 나프타 대비 에틸렌 가격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급락하면서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축소돼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올 하반기에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석유화학업계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틸렌과 나프타의 t당 가격은 이달 19일 기준 각각 790달러, 689달러였다. 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에틸렌 스프레드는 101달러였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열분해(NCC)해 얻는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석유화학업계의 핵심 수익지표다. NCC를 통해 생산되는 제품 중 에틸렌이 평균 30~40%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통상 손익분기점은 t당 300달러다. 지난 4월 t당 500달러에 육박했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2분기 들어 급격히 축소되면서 지난달 초 100달러대 초반으로 추락했다. 최근 4개월 새 에틸렌 가격은 41.9% 급락했다. 나프타 가격도 국제 유가 하락으로 떨어졌지만 에틸렌 하락폭의 절반 수준인 22.5% 하락에 그쳤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생산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 업체다. 대한유화 여천NCC LG화학 등도 에틸렌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작년 2분기에 59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에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한유화는 4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천NCC도 올 2분기에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2조1411억원에서 8784억원으로 급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경기 불황이 에틸렌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엄습하면서 수요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올 3분기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이 각각 78%, 5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이 2분기에 일제히 영업손실을 내면서 현금흐름도 악화하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각각 -4310억원, -2259억원으로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한유화와 여천NCC도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기업들은 NCC 가동률을 낮추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작년 코로나19 특수로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던 NCC 가동률을 일제히 80%대 초반으로 낮추는 등 감산에 들어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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