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5일 기준) 속초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0.13% 상승에서 보합으로 전환했다. 속초시 아파트값은 2020년 10월 첫째 주 이후 1년10개월 넘게 상승을 거듭해 왔다. 올 들어 누적 상승률은 4.43%로, 전국 시·군·구 중 경기 이천시(7.53%),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6.03%), 전북 군산시(4.92%) 등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이 올랐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비(非)규제 지역에 속해 대출 등 규제에서 자유로운 데다 서울과 속초시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개통(2027년 예정) 등 교통 호재도 많아 외지인 매수세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우려로 수도권과 지방 가릴 것 없이 집값 하락세가 전방위로 확산하자 속초 부동산시장에도 냉기가 퍼지고 있다. 지난 6월 입주한 속초시 조양동 속초2차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19일 3억307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기록한 최고가(5억1067만원)와 비교하면 석 달 새 1억8000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교동 속초교동시티프라디움 전용 84㎡도 지난 16일 3억6400만원에 팔리며 종전 최고가(5억2000만원, 2022년 3월) 대비 1억5000만원 넘게 떨어졌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11월 50%를 웃돌았던 속초시의 외지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지난 6월 37% 수준까지 낮아졌다.
외지인 투자 열풍이 주춤하면서 분양시장 열기도 식고 있다. 이달 초 청약을 받은 받은 장사동 속초헤리엇THE228은 214가구 모집에 180명만 신청해 미달됐다. 작년 11월 당첨자를 발표한 동명동 속초동명휴티스오션시티가 평균 3.3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된 것과 대조적이다. 올 들어 강원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모집 가구수를 다 채우지 못한 것은 속초헤리엇THE228이 처음이다.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5월 매주 0.2~0.3%씩 올랐던 강릉시 집값도 지난달부터 상승세가 눈에 띄게 주춤해졌다.
제주시 아파트값은 이달 셋째 주 0.05% 내리며 2020년 10월 둘째 주 이후 1년10개월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제주시 삼양이동 제주삼화사랑으로부영3차 전용 66㎡는 지난 8일 종전 최고가(5억3500만원)보다 8000만원 넘게 하락한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등 거시경제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에 당분간 외지인 매수세가 줄고 거래도 위축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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