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 신경전' 치닫는 1기 신도시…원희룡, 김동연에 '쓴소리'

입력 2022-08-23 13:18   수정 2022-08-23 13:25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김동연 경기지사를 향해 "무지하고 무책임한 정치적 발언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정치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취임 100일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김 지사의 '공약 파기' 주장 관련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부가 오는 2024년까지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종합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사실상의 대선 공약 파기"라고 주장하며 "정부와 별개로 경기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원 장관은 이날 "경기지사는 신도시 재정비에 대한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도시정비 기본계획 수립과 지구지정, 안전진단 실시, 조합설립·사업계획 인가, 준공 처리 등이 모두 (도지사가 아닌) 시장의 전적인 권한인데 뭘 하겠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주민들이 정책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틈타서 정치적으로 공약 파기로 몰고 가고 경기도가 해주겠다고 하는데 무지하고 무책임한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안 그래도 여러 걱정거리가 많은 (1기 신도시) 주민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정치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원 장관은 "정치적으로 발언했다면 유감이고, 잘 몰라서 마음만 먹으면 빨리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치적으로 혼란을 주고 얄팍한 이익을 누리려 하지 말고 국토부가 5개 시와 추진하는 것을 잘 지켜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270만 가구 주택 공급 대책에서 오는 2024년까지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는 2024년이면 총선거를 앞두고 계획을 발표하려는 것 같은데, 주민들을 총선 볼모로 잡겠다는 것이냐”, “대선 주요 공약인 것처럼 하더니 이번 정부에서 재건축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항의 글이 쏟아졌다.

1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게 일자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신도시 같은 도시 재창조 수준의 마스터플랜은 5년 이상 걸리는 게 일반적”이라며 “마스터플랜 수립에 1년6개월 정도 소요되는 게 물리적으로 가장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역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최대한 앞당긴 일정이 오는 2024년”이라며 “이 일정대로 종합 발전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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