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가 통합의 마지막 과제였던 통합HR제도를 도입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5월 정보기술(IT)업무통합을 완료한데 이어 HR통합까지 마무리함으로써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 노사는 전날 통합HR제도에 대해 잠정합의했다. 이날 노조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24일 노조원 투표가 원만하게 완료되면 본합의가 체결될 예정이다. 대등한 규모의 두 회사가 합병 1년만에 인사제도를 통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신한라이프 측은 "기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인사제도를 단순 통합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선진화하고 일류 HR 운영체계를 구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도입될 HR제도는 직급체계의 축소, 기본급과 성과급 위주로 보상구조 단순화, 성과 위주의 평가와 성과 관리체계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기존에 양사 5~6단계이던 직급은 주니어1, 주니어2, 시니어, 매니저 등 4단계로 줄어든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조직의 수평적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직급별 최소 체류 연한을 과감히 폐지하여 역량과 성과가 뛰어난 직원이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확대했다.
직원에 대한 보상 측면에서도 기본급이 확대되며 공평성 중심으로 복리후생제도가 변경된다. 양사의 상이했던 수당과 퇴직금 제도를 통합하고 이를 기본급에 산입한다. 향후 직원들은 임금상승폭 확대와 더불어 통상임금, 평균임금 증가로 장기적으로 퇴직금도 증가하게 된다.
복리후생제도는 직원들이 기존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하고 복지포인트, 기념일 축하금, 경조금, 명절휴가, 장기근속축하제도 등은 양사 제도 중 더 높은 혜택이 부여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항목은 제도 도입 과도기에 따른 직원간 형평성 유지를 위해 적용 유예기간을 두어 직원간 불편을 최소화 했다
이번 잠정합의는 생보업계 4위인 신한라이프 위상에 걸맞는 인사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일류 신한라이프'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자 하는 성대규 사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노사교섭 과정에서 수차례 결렬 위기가 있었지만 성 사장이 결단을 내리고 노동조합이 이에 응함으로써 교섭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라이프는 통합HR제도 도입과 함께 2021년과 2022년 임금협상도 함께 완료했다. 2021년은 3% 인상, 2022년 4.5%의 인상률에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양사의 기존 복리후생과 인사제도 중 일부가 폐지되는데 따라 직원들에게 보상금 성격의 일시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