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3일 15: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에어부산이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3년 연속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최대 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부산 지역 주주들이 대거 이번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반복되는 유상증자에 더해 올해 7월 무상감자까지 이뤄지면서 지분가치 희석 등에 따른 주가 하락세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9월 신주 52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1차 모집가액은 2865원으로 모집 예정 금액은 약 1490억원 규모다. 오는 9월 19~20일 구주주 청약을 실시한 뒤 실권주가 발생하면 22~23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이미 2020년 12월 836억원 규모, 2021년 9월 22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적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기 정상 운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악화한 재무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에어부산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03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자본잠식이라 하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되면 완전 자본잠식이라 말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에어부산은 이번 유상증자에 앞서 보통주 3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도 실시했다. 무상감자를 하면 자본금이 줄어드는 대신 회계상 자본잉여금에 해당하는 ‘감자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상감자에 이어 이번 유상증자까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에어부산의 자본총계는 129억원으로 커져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에어부산의 주요 주주도 대부분 보유 지분율에 해당하는 비중만큼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며 이번 유상증자에 힘을 보탰다.
에어부산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아시아나항공(지분 42.8%)이 최대주주다. 부산에 거점을 둔 기업인 서원홀딩스(3.68%), 동원홀딩스(3.11%), 부산시(2.97%), 부산은행(2.59%) 등이 주요 주주다. 3년 연속 진행되는 유상증자에 일부 주주들이 난색을 보였지만 결국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근거로 설득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방역 완화와 입국자 검역 조치 완화 등에 맞춰 '하늘길'이 점차 열리기 시작한 점은 호재로 꼽힌다. 에어부산 역시 올해 들어 손실 폭을 줄여가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840억원, 영업손실은 21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78% 감소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에어부산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단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반복되는 유상증자로 주주들의 피로감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년간 매년 이뤄진 유상증자로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지분가치가 희석됐기 때문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치이지만 주주 입장에선 보유 지분 가치가 낮아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수를 아무런 보상 없이 줄이는 무상감자까지 이뤄지며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론상으론 무상감자 이전과 이후 시가총액에 변화는 없어야 하지만, 통상 무상감자가 한계기업이 실시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지분 가치는 크게 낮아진다. 에어부산의 경우 무상감자 이전 4257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감자 이후 2350억원으로 감소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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