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움에 눈가 그렁그렁…반려견도 기쁠 때 눈물 흘린다

입력 2022-08-23 17:36   수정 2022-08-23 17:37


오랜만에 보호자를 만나면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등 반려견도 기쁠 때 눈물을 흘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아자부(麻布)대학 수의학부 기쿠수이 다케후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반려견이 한동안 못 보던 보호자를 만나면 눈에 눈물이 고이고, 이런 눈물 생성에 사랑 또는 애착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Oxytocin)'이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최근 발표했다.

저널 발행사인 셀 프레스와 CNN 등은 기쿠수이 교수가 6년 전 기르던 스탠더드푸들이 새끼를 낳아 기르면서 긍정적 정서와 연관돼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반려견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눈물길(淚管)을 갖고 있어 눈물로 안구를 정화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알려졌지만, 정서적 상태와 연관돼 있는지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반려견 18마리를 대상으로 눈물의 양을 측정하는 '쉬르머 테스트(STT)'를 시행했다. 보호자와 약 5~7시간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기 전과 후에 여과지를 아래 눈꺼풀에 삽입해 눈물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눈물로 젖는 여과지 길이가 평소에는 22㎜였지만 보호자와 떨어져 있다가 만난 뒤에는 약 10%가량 늘어났다.

또 반려견 20마리를 대상으로 보호자와 친숙한 사람을 만났을 때의 눈물양을 비교한 결과, 보호자를 만났을 때만 눈물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랑과 애착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눈물 생성을 늘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옥시토신이 든 용액을 반려견 22마리의 눈에 넣었더니 눈물의 양이 많이 늘어나는 결과를 얻었다.

반대로 인공눈물을 넣은 반려견과 그렇지 않은 반려견의 사진을 보호자 74명에게 보여주고 좋아하는 순위를 매기게 하는 실험에서는 눈물이 많은 반려견이 더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반려견이 보이는 기쁨의 눈물이 인간과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눈물이 많을 때 보호자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체득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구팀을 이끈 기쿠수이 교수는 "동물이 보호자를 다시 만나는 등의 기쁜 상황에서 눈물이 고인다는 것은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세계 최초로 이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연구팀 모두 흥분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반려견이 기쁨의 눈물을 가진 점은 확인했지만 슬플 때도 눈물을 흘리는지, 다른 반려견을 만났을 때도 눈물을 흘리고 눈물이 사회적 기능을 하는지 등 아직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많다"면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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