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외국 제조사들은 국내사에 비해 서비스센터가 현저히 적다. 테슬라는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기준 3위 업체지만 서비스센터는 9곳에 불과하다. 볼보는 32곳, 아우디는 21곳, 메르세데스벤츠는 56곳, BMW는 34곳(고전압배터리 및 관련 전문 수리 가능 지점) 등이다.
차량 구매자가 원활하게 AS를 받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누적 전기차 보급 대수 대비 서비스센터 개수에서 테슬라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벤츠는 누적 3350대의 전기차를 보급해 서비스센터 한 곳당 평균 60대를 관리할 수 있다. 테슬라는 누적 차량 보급 대수가 3만9584대에 달해 센터당 평균 4398대의 차량을 맡아야 한다.
자동차업계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대응 차원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기차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이 법은 결과적으로 한국 완성차 업체에까지 타격을 주게 됐다.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 현대차그룹이 수출하는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피해를 볼 전망이다.
중국은 자국 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해 전기차산업을 육성해 왔다. 주요 강대국이 자국 전기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보조금 지급 방안을 마련하면서 한국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만 이번 전기차 보조금 차등 방안을 놓고 정부 내부적으로 신중한 목소리가 나오는 점은 부담이다. 자칫 미국과 통상 갈등을 빚어 오히려 한국 완성차 업체에 추가적인 보복 조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계적으로 AS 인프라를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둔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는 단계며 전기차 보조금 차등화 방안에 따른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현/김형규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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