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 베스트셀러 자리를 중국 관련 책들이 점령하고 있다. 대만 공쇄, 반도체 굴기 등 '중국몽'의 실체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올해는 마침 한·중 수교 30주년. 전 세계는 올 가을 제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할 시진핑 주석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출판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중국 관련 서적을 쏟아내고 있다.
23일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은 인터넷 교보문고 정치·사회분야 베스트셀러 2위에 올라 있다. 예스24에서는 사회·정치 분야 2위, 알라딘에서는 사회과학 분야 3위를 기록 중이다.
이 책은 제목대로 중국이 대한민국을 향한 하나의 쇼크라고 직격한다.
"나는 한국에 있어 중국이라는 나라가 실체적인 위협이자 거대한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나라의 산적한 문제들이 쌓여 형성된 '차이나 쇼크'가 시간이 갈수록 우리 사회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점점 더 커져가는 차이나 쇼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21세기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은 중국을 섣불리 악마화하거나 적대시하지 않는다. 반중(反中), 나아가 혐중(嫌中)으로는 '고차방정식' 대중 외교전략을 짤 수 없다.
냉철하고 차분하게 차이나 쇼크가 형성된 과정부터 분석해나간다. 중국 정치체제 및 경제 시스템에 누적된 리스크를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국도 이에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왜 미국과 중국은 대만에 이토록 집착할까?' 하는 질문에 대만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뿐 아니라 중화민족에게 '대만 수복'이 갖는 의미 등을 들어 설명하는 식이다.
저자는 회사원 한청훤 씨.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했고 회사 생활 중에는 중국 주재원으로 5년간 현지에 머물렀다. 그때 중국인 아내를 만나기도 했다. SNS를 통해 여러 사람들과 꾸준히 중국 관련 통찰을 나누다 각종 매체에 칼럼을 기고했고 책까지 출간했다.
몇달새 새로 출간된 중국 관련 책들은 주요 서점 매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미국을 대신해 초강대국 자리에 오르기 위한 중국의 전략을 분석하는 <롱 게임>, 중국이 농촌 문제와 노동자들의 저학력 때문에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는 <보이지 않는 중국> 등도 정치·사회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최근에는 <오랑캐의 역사>라는 도발적 제목을 단 책도 출간됐다. 중화제국과 오랑캐의 대립 및 교섭의 역사를 통해 중국을 이해하고, 나아가 동아시아 문명사 및 세계사를 조명하는 책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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