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4일 16: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골드만삭스가 한국이 이르면 내년 6월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23일 ‘한국의 FTSE 세계국채지수 편입 로드맵(The Roadmap for Korea’s FTSE WGBI Inclusion)’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지난 7월 비거주자와 외국 법인의 국채 투자 이자 및 자본 이득에 대해 세금을 면제하기로 하면서 한국이 세계국채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세계국채지수는 영국 지수산출 업체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가 작성해 발표하는 세계 3대 채권 지수 중 하나다. 주요 선진국 23개국의 국채가 편입되어 있다.
한국 정부는 2009년 세계채권지수 편입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외국인 채권투자자에 대한 과세 면제가 필요했지만, 당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이를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자 한국 정부는 다시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세법 개정안에 비거주자와 외국 법인의 국채 이자 및 양도 소득에 대한 비과세 방안을 포함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채 수요 기반을 확대하고 국채 시장 선진화를 위해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국채지수 편입이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거시경제와 재정, 금융 안정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한국이 올해 9월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올라가는 것”이라며 “이 경우 회의와 유예기간을 거쳐 이르면 2023년 6월 또는 9월에 편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국가 신용등급과 시장 접근성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충족해야 한다.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위한 최소 국가 신용등급은 각각 'A-등급(스탠다스푸어스)'과 'A3등급(무디스)'이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AA 등급(스탠다스푸어스)'과 'Aa2등급(무디스)'으로 이미 신용등급 요소는 충족한 상태다.
걸림돌은 시장 접근성이다. 시장 접근성은 시장과 거시경제에 대한 규제 환경, 외환시장 구조, 채권시장 구조, 글로벌 보호권 등 하위 범주로 나눠 측정된다.
골드만삭스는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위한 시장 접근성은 레벨2 수준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레벨 1로 간주된다”며 “시장 접근성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추가적으로 제3자 외환거래를 비롯해 충분한 외환 헤지 방법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세계국채지수에 한국이 포함되면 현재 시장 규모를 기준으로 비중 2.3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국채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가 2조5000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6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산됐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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