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속도전' 주문에도…꼬여가는 GTX

입력 2022-08-24 17:37   수정 2022-09-01 18:49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속도전’을 주문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GTX-B노선(인천 송도~경기 남양주시 마석)은 연내 사업자 선정이 사실상 무산됐다. GTX-A노선(경기 파주시 운정~화성시 동탄)은 정부가 공언한 2024년 6월 개통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이 전날 마감한 GTX-B노선 재정사업 구간(서울 용산~상봉)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에서 4개 공구 중 3개 공구가 참여 업체 수 미달로 유찰됐다. 현행법상 세금을 투입하는 재정사업은 사업자 두 곳 이상이 응찰하지 않으면 입찰은 무효가 된다. 4공구는 한화건설과 KCC건설이 참여해 경쟁 입찰 요건을 갖췄지만 1, 2, 3공구는 각각 대우건설 DL이앤씨 현대건설이 단독 응찰하면서 유찰됐다.

철도공단은 필요하면 3차 입찰까지 벌인다는 계획이지만, 1~3공구 입찰에 종전 참여 업체 외에 나서겠다는 건설사가 전무한 상황이다. 한 대형 건설사 토목담당 임원은 “건설 자재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공사비를 턱없이 낮게 책정해 사업성이 떨어지고 대규모 철도 공사가 동시에 발주돼 건설사들의 수행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차 사업자 선정 입찰이 불발하면서 연내 사업자를 정한 뒤 내년 하반기 착공하려던 GTX-B노선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3차까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수천억원의 철도망 개발 사업자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공정률이 40% 수준인 GTX-A노선 역시 국토교통부가 약속한 2024년 6월 전(全)구간 개통은 불가능하다는 게 현장 목소리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GTX-A노선 개통을 최대한 앞당길 것을 주문했다. GTX-A노선 민간 시공업체 관계자는 “지하 50m 이상의 대심도(大深度) 공사가 통상 1년에 20% 정도씩 공정률이 올라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무리 일러도 2025년 하반기는 돼야 개통이 가능하다”며 “정부가 무슨 수로 2024년 6월 개통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각종 민원이 빗발치는 대규모 철도사업에 무리한 공기 단축을 요구하다가 자칫 중대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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