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연합회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는 WTO(세계무역기구) 보조금 규정을 위반한다며 경제 안보 동맹국인 한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대해 북미산 전기차와 동등한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25일 국내 자동차 산업계를 대표해 입장문을 내고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2위인 한국산 전기차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해 산술적으로 매년 10만여대의 전기차 수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한국산 전기차는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내국인 대우 원칙, 미국이 공급망 협력 등을 위해 추진 중인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비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때 강조했던 한미 경제 안보 동맹 강화 등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국내 생산물량 감소 등으로 완성차 업계는 물론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 등을 추진 중인 국내 1만3000개의 부품업체들도 큰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자동차업체들은 그동안 미국에 1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10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바이든 대통령 방한 때는 삼성 170억달러, 현대차 105억달러 상당의 전기차 또는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강력한 경제 안보 동맹국임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회와 정부도 법안 개정을 위해 협상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선, 전기차 수출업체에 대한 한시적인 법인세 감면, 전기차 수출보조금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전기차 국내 생산 위축은 물론 미래차 경쟁력과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민관의 적극적인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며 "전기버스 보조금 중 약 50%를 중국산에 제공하는 국내 보조금 제도도 개선하고, 전기차 수입 촉진책으로 변질하고 있는 무공해차 보급목표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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