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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회의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선 경제 현안을 놓고 토론과 논쟁이 늘 끊이지 않는다. 올초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인플레이션 장기화)과 스타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일시적 물가 상승)가 물가 진단과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맞붙었던 게 대표적 사례다. 얼마 전 크루그먼 교수는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고백을 내놓으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 과정도 눈에 띈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총대를 멘다. 인텔은 올 2분기 매출이 22% 쪼그라들자 팻 겔싱어 CEO가 등판해 “지금이 바닥”이라고 방어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직접 회사의 실적과 향후 비전을 시장에 알리고 있다.(가끔 실언과 기행으로 사고를 치긴 하지만…) 여하튼 경제 정책과 지표, 기업 실적, 논쟁이 정교하게 맞물리며 시장이 돌아가는 모양새다.
한국은 딴판이다. 관료와 기업인, 금융인 등이 함께 모여 경제 이슈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자리는 거의 없다. 어쩌다 대통령이 경제인들을 불러 모아도 형식적인 덕담과 사진 촬영만 이어질 뿐이다. 경제 현안과 정책 방향에 대한 치열한 논쟁도 드물다. 대신 소모적인 정치, 이념 논쟁은 넘쳐난다.
각종 통계와 지표는 많지만 되레 논란만 키우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등이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게 대표적 사례다.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신뢰를 깎아 먹을 때도 적지 않다. 일부 기업은 물적분할 뒤 핵심 자회사를 재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논란을 자초했다. 증권사들은 툭하면 불법 공매도, 배당 사건에 휘말린다.
세상은 바뀌고 있다. 잇달아 뛴 금리 탓에 자산은 쪼그라들고 빚만 늘어나는 시대와 맞닥뜨렸다. 대박을 꿈꾸던 ‘영끌’은 이제 추억이 됐다. 요행, 빚 탕감에 대한 기대와 결별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투자는 더 이상 로또가 아니다. 늘 시장과 호흡하고 공부해야 안정적 수익을 바랄 수 있다. 고금리와 고환율, 경기침체에 스스로 맞서야 한다. 글로벌 증시 흐름을 챙기고 거시경제, 산업 전망 뉴스의 맥을 홀로 꿸 줄 알아야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엔 더 그렇다. 아침마다 경제 뉴스를 읽길 권한다. 적은 시간을 들여 시장을 읽는 ‘돈 버는 습관’이 될 것이다. 땀 흘리는 개미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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