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지지율 회복을 위한 보수층 결집 행보로 분석된다.
이날 오후 1시 윤 대통령이 서문시장 정문에 도착하자 일찍이 모인 시장 상인들과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대통령”을 외쳤다. 일찍이 서문시장 방문이 예고된 만큼 인파가 일대를 가득 메웠다. 윤 대통령은 몰려든 지지자들과 인사한 뒤 마이크를 잡고 즉석에서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도 여러분을 여러 번 찾아뵙고 당선인 때도 왔지만, 취임하고 다시 이렇게 뵈니까 정말 선거 시절에 저를 열심히 성원해주고 지지해주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통시장은 민심이 모이는 곳이고 흐르는 곳이다. 그래서 정치인과 지도자는 민심이 흐르는 곳을 늘 잊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가 자주 찾아뵙고, 또 대구에 올 때마다 서문시장을 찾아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제가 어려울 때도, 우리 서문시장과 대구 시민들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설을 마친 뒤에는 서문시장상가연합회와 간담회를 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의 아주 열정적인 지지로 제가 이 위치에까지 왔으니 좀 미흡한 점이 많더라도 좀 많이 도와주기를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간담회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을 직접 둘러보며 필요한 물건들도 샀다. 먼저 들른 이불 가게에서는 베개와 이불을 구입했다. 이어 신발 가게에서 슬리퍼와 운동화를 신어본 뒤 구매했다. 모자 가게를 들러서는 중절모를 하나 집어 들었고, 가게 주인이 “여사님 것으로”라며 흰색의 챙 넓은 모자를 건네자 “그럼 이것도”라며 같이 계산했다.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은 경호차량에 탑승하기 전 다시 한번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양손 엄지를 치켜들었다.
윤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은 올해 세 번째다. 대선 기간인 지난 3월 8일 선거 유세를 위해 찾았고, 당선 후인 4월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전에도 방문했다. 서문시장은 대구 출생인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 때마다 찾아 국정동력을 회복한 곳이기도 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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