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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TV를 만드는 영상기기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올 1분기 84.3%에서 2분기 63.7%로 낮췄다. LG전자도 TV 생산라인 가동률을 같은 기간 87.8%에서 72.5%로 떨어뜨렸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움츠러들면서 TV 수요도 둔화하는 조짐이 보여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세계 TV 판매량이 지난해 2억1354만 대에서 올해는 2억879만 대로 뒷걸음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81%→70%)과 LG의 냉장고(127%→119%) 세탁기(99%→81%) 에어컨(129%→108%)도 생산라인 가동률이 내려갔다.
재고자산 중엔 시중에 바로 팔 수 있는 상품도 있고 생산 과정에 필요한 반제품과 원재료 등도 있는데, 삼성전자는 상품 재고의 증가율(43.1%)이 유독 높았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작년 말 4.5회에서 올 6월 말 4.0회로 하락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매출원가를 재고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가 금세 팔려나가 매출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반도체를 만드는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반년 새 33.2% 불어나 6월 말 기준 11조8787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실적 발표 행사에서 D램, 낸드플래시 등의 재고 수준이 높아졌다며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TV용 패널을 만드는 LG디스플레이의 재고자산은 41.0% 급증한 4조7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 재고자산 회전율은 8.9회에서 5.4회로 떨어졌다.
이런 현상에는 두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세계적 공급망 차질에 대응해 원재료를 적극적으로 비축한 데다 수요 위축으로 TV, 스마트폰, 반도체 등 상품 재고가 함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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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높아진 재고 상황을 고려해 시설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는 기업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충북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을 이유로 결정을 미뤘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공급망·물류 차질 문제로 상품과 원재료 재고를 축적하면서 재고자산이 늘어난 경향이 있다”며 “수요 둔화 상황을 고려해 재고 정상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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