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이 쏘아올린 신호탄…"가상자산 시장, 기관 투심 회복할까"

입력 2022-08-29 12:23   수정 2022-08-2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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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비트코인 현물 사모 신탁 출시가 기관 투심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랙록은 미국 기관 투자자 대상 '비트코인(BTC) 현물' 사모 신탁(Private Trust) 상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수수료, 투자 요건 등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현물 상품 출시 발표는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블랙록이 비트코인 펀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관 투자 여건이 개선되고, 미 규제 당국의 모호한 규제 입장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 회복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예상이다.
'블랙록'의 태도 변화…"기관 관심 상당해"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블랙록이 비트코인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는 점이다. 블랙록은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이 '자금 세탁의 지표(Index of Mouney Laundering)'에 불과하다는 입장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 비트코인 현물 사모 신탁 상품 발표를 통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침체됐음에도, 시장에 효율적으로 투자하려는 주요 기관 고객들의 관심이 상당하다"라고 밝히며 시장에 대한 태도가 변화했음을 시사했다.

네 가지 가상자산 관련 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블랙록은 "△허가성(Permissioned) 블록체인 △스테이블 코인 △가상자산 △토큰화 등 네 가지 산업 영역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코빗 리서치 센터는 "블랙록의 산업에 대한 태도 변화, 비트코인 현물 사모 신탁 상품 출시는 두 가지 시사점을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기관 대상 비트코인 펀드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펀드 운용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관 자금의 비트코인 투자 여건이 개선돼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시사점으로는 블랙록의 시장 참여로 가상자산 및 관련 투자 상품에 대한 미국 규제 당국의 입장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 규제 당국은 가상자산 이슈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시장 참여를 시작으로 연기금 등 장기성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한다면 규제 당국도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CME 프리미엄도 회복세…"기관 투심 개선 중"
블랙록의 시장 진입 전후로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내 비트코인 선물 시장의 기관 투심도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투자자들의 상대적 관심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CME 비트코인 선물 결제월 계약과 현물 간 할인율은 지난 6월까지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기록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코빗 리서치 센터는 "CME 선물 결제월 계약과 현물 가격의 차이가 프리미엄으로 유지된다는 것은 개인 투자자 대비 기관 투자자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부연했다.

코인베이스 내 기관 거래량 비중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베이스 2022년 주주 서한(Chareholder letter)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총 거래량 중 개인 투자자의 비율은 전 분기(24%) 대비 3%p 감소한 21%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 내 기관 투자자의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이다.

코빗 리서치 센터는 "시장 약세 장기화로 인해 개인 투자자 거래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코인베이스 프라임 사용 기관이 1500개 이상 늘어나는 등 기관의 관심은 계속 높아지면서 기관투자자의 상대적 비중은 3분기 연속 증가했다"면서 "기관 투자자의 거래량 기여도 증가는 시장 조정에도 불구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해석했다.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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