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9일 14: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8% 손실을 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정책에 돌입하면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한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진한 투자 성적을 거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 상반기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882조7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간 수익률은 -8%를 기록했다. 다만 25일 기준 주식시장 변동 폭이 축소되고, 채권시장도 금리 상승 둔화로 안정화되며 잠정 수익률도 -4%까지 회복했다.
상반기 자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19.58%, 해외주식 -12.59%, 국내채권 -5.80%, 해외채권 -1.55%를 기록했다. 대체투자부문은 7.25% 수익률을 거둬 유일하게 성과를 보였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글로벌 주식·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이며 손실 폭이 확대됐다"며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이후 주식과 채권 모두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으로 통화 긴축에 나섰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문제가 심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점을 경기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통화정책 경계감에 따른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는 전 세계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를 악화시켰고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채권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으로 일부 해외자산에서 수익률 하락을 일부 만회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올 상반기 실적을 공시한 글로벌 주요 연기금 대비론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14.4%의 손실을,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와 네덜란드 공적연금(ABP)도 각각 -11.3%와 -11.9%의 손실을 보는 등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주요국가의 연기금 중에선 일본공적연금(GPIF·-3.0%),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7.0%)가 국민연금 대비 양호한 수익을 거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위험관리에 힘쓰겠다”며 “경기 회복기 성과 제고를 위한 투자 기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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