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인베스트먼트 "유럽 특수금융 시장에 투자기회 많다"

입력 2022-08-31 09:05   수정 2022-08-31 09:37

이 기사는 08월 31일 09: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 세계 특수금융 시장 규모(대출 잔액)는 약 29조달러(약 3경9135조원)에 달할 정도로 크지만 많이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M&G인베스트먼트에서 특수금융을 총괄하는 제롬 헨리온(Jerome Henrion) 특수금융부문 공동 대표(Co-Head of Specialty Finance)는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규제가 다변화되고 변동성이 커질수록 특수금융 시장에서 유의미한 투자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수금융이란 주택담보대출, 소비자대출, 신용대출 등 소비자 자산을 토대로 제공하는 대출을 말한다. 대표적 예로 자동차대출, 무담보 개인대출, 신용카드, 학자금대출, 휴대전화대출 등이 있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자산운용사 M&G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말 기준 5010억달러(약 676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다. M&G plc의 자회사로, 사모투자와 대체투자 부문에서는 총 900억달러(지난해 말 기준)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특수금융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특수금융이란 무엇이며, 자산 소유주와의 접근 경로는 무엇인가?

"특수금융은 주택담보대출, 소비자대출, 신용대출을 비롯한 소비자금융 자산에 대해 직접적 익스포저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특수금융의 대출 잔액은 전 세계 약 29조 달러에 달하는 등 이미 큰 시장으로 형성돼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있다. 은행업계가 다년간의 규제 변화를 겪은 유럽의 경우, 유의미한 규모의 투자 기회가 생긴 것은 불과 몇 년 전부터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 은행에 엄격한 자본 요건이 요구되자, 모든 대출은 은행에 자본 부담을 가중시켰고 은행들은 자본비율과 대차대조표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해야만 했다.

이에 따라 M&G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해 자산운용사들이 은행을 통하거나 비은행의 대출 플랫폼 및 기타 소비자대출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이러한 우량 대출 자산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장기 투자자를 대신해 시장에 장기자본을 제공하고자 특수금융에 진출하게 됐다."

▶기관 투자자들이 특수금융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특수금융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

"특수금융과 같은 자산군은 포트폴리오 배분을 통해 더 높은 위험조정수익률을 원하는 장기 투자자에게 상당한 규모의 확장 가능한 기회를 제공한다. 비슷한 등급의 기업채 투자에 비해 특수금융 투자의 수익률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는 것은 경쟁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자산군 진입의 장벽이 더 높기 때문이다. 높은 고정쿠폰금리와 선반영 상각 구조는 이러한 투자에서 풍부한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보호장치로 기능하곤 한다. 거래마다 위험-수익 프로필이 다르며, 대출 풀의 매수 가격도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투자자가 징벌적 자본처리 없이 증권화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면, 선순위 자산유동화증권(ABS) 트렌치 발행을 활용하는 등 기간물 대출을 활용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처럼 비용이 적게 드는 무소구(non-recourse)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포트폴리오 매수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에게 특수금융의 더 높은 위험조정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

투자자 사이에서 소비자금융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기업 리스크와 분리된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투자자 포트폴리오는 회사채, 국채, 주식 비중이 많은 편으로, 사모대출 자산군에 일부 할당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우량 소비자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당사가 대출 풀을 확보할 때마다 그 풀을 구성하는 대출이 최소 수백 건에 달해 거래를 본질적으로 분산하게 된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특수금융의 리스크는 무엇인가?

"주요 리스크는 예상보다 높은 채무불이행 비율로, 기초 대출 풀에 영향을 미치고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대출을 일으킨 기업 및 소비자는 저금리와 낮은 자본 비용의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이제는 인플레이션 폭주를 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금리와 생활비는 소비자의 부채 상환 능력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최근 몇 년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소비자금융 자산의 성과가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 환경에서 회복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대부분의 소비자금융은 고정 금리를 이용한다. 초기 이자율이 고정된 대출자는 월 대출 상환액이 즉시 증가하지 않으며, 특히 명목 임금이 인플레이션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보이는 경우 그렇다. 재융자 리스크는 기본적으로 대출의 재설정일에 증가한다. 영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의 초기 2, 3, 5년 금리가 낮게 적용되는 '티저' 금리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널리 사용되며, 차용인은 재설정일이 20년 이상 멀리 떨어진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편이다.

둘째, 낮은 듀레이션 리스크다. 소비자대출은 짧은 듀레이션으로 인컴 중심의 매력적인 단기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금융에는 고정금리가 적용되더라도 투자자용 구조를 변동금리로 헷지해 금리 상승 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셋째, 담보 가치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대출 담보물인 주택 가격이 인플레이션과 상관관계를 유지한다면, 채무불이행 발생 시 손실에 대한 방어력을 더 높일 수 있다.

채무불이행 리스크 및 손실 강도뿐만 아니라, 조기상환(pre-payment) 리스크 수준도 고려해야 한다. 금리가 오르면 조기상환율이 감소할 수 있고, 최초 주택담보대출 포트폴리오의 매수 가격에 따라 수익률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자금융의 풍부한 데이터를 통해 당사 투자 프로세스의 핵심 요소가 형성되며, 미래 경제 환경을 반영하여 보정할 수 있도록 매우 상세한 리스크 모델링 및 시나리오 분석이 가능하다. 우리는 주택담보대출 및 소비자대출 풀을 인수할 때 신중히 접근한다. 채무불이행 및 손실 비율을 장기 평균에 비해 더 높게 설정하고, 조기상환율 및 비용도 넉넉히 잡는 등 보수적인 가정을 모델링에 적용한다. 사전에 합의된 특정 기준 및 특성에 따라 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조화하는 등, 거래에 대한 입력값을 적절히 설정하여 투자처를 효과적으로 선별하고 잠재적 채무불이행 및 그에 따른 손실 비율을 억제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의 징후가 더 명확해지면, 소비자 신용에 대한 투자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경제 환경이 더 험난해지면 비용 상승과 공급 차질을 배경으로 기업의 이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 소비자 또한 경기 둔화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소비자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하더라도, 차용인의 신용 수준(creditworthiness)에 유리한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선진국의 가계 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감소했으며, 위기 이후 대출기관에 도입된 규제 개혁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소비자대출이 더욱 안전하고 탄탄해졌다. 이는 고부채 가구의 대폭 증가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례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과 봉쇄 기간 동안의 소비자 행동 변화로 인해, 많은 가정에서는 과거 수십 년 대비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저축금액을 갖고 올해를 시작했다. 유럽 각국 정부는 올 상반기에 에너지 가격 및 생활비 상승에 직면한 가계에 대한 추가 재정 지원을 발표하여 경제 기능의 중심이 유지되도록 했다.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전통적인 소비자대출의 차용인은 고소득 계층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 경기 침체의 악영향이 나타나려면 실업률이 높아져야 하지만 많은 선진국의 실업률은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실질임금상승률이 당장은 마이너스라고 해도 고용인구가 많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 투자 전략은 데이터가 고도로 집약되며, 시장 데이터 및 소비자 행동 데이터와 함께 각 풀에서 직접 얻는 방대한 대출 관련 데이터를 사용하여 포트폴리오의 기초 대출에 대한 부도 가능성 및 손실 강도를 도출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통해 회사 전략에 따라 리스크를 감수하고 원하는 수준의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적절한 매수 가격을 정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대출은 어떻게 다른가?

"유럽과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은행보다 비은행 대출 기관과 서비스제공자가 더 많은 몫을 담당하는 '시장 기반' 시스템에 가깝지만, 유럽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은행이 주도한다. 즉, 유럽의 은행들은 장기적으로 대출 성과에 대한 이권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럽의 주택담보대출은 미국과 달리 차용인에 대한 소구권(recourse)을 갖는다."

▶가장 흥미로운 투자 기회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각국의 주택담보대출 및 소비자대출 유니버스 전반에서 흥미롭고 다양한 투자 기회가 엿보인다. 다양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주거용 주택담보대출 및 소비자대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경우, 특히 전통적 은행이 지배하던 시장에 더 많은 비은행 대출기관이 진입함으로써 지역, 발행 기관, 서비스제공자가 광범위하게 분산되는 이점이 있다. 물론, 운영 중인 대출기관이 적고 시장 점유율 경쟁이 거센 시장이라면, 대출 포트폴리오에 특히 매력적인 스프레드가 제공될 수 있다."

▶특수금융 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M&G인베스트먼트는 다양한 이유에서 특수금융 자산군을 선호한다. 기관 투자자가 우량 은행 대출에 접근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투자 배분 기회를 통해 기업 리스크와 분리될 분산 기능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같은 등급의 회사채에 비해 위험조정수익률이 더 높다고 본다. 또한 확장성이 매우 뛰어나다. 규제 압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은행 대차대조표에서 디레버리징(부채 상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주요 은행의 대출 자산 매각이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리스크를 회피하고 특정 부문에서 대출 활동을 줄이면서, 주로 기술력을 갖춘 비은행 플레이어가 그 빈틈을 채우려 나서고 있다. 이로써 기관 자본이 자금을 제공하고 그들과 대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혁신적 플랫폼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창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현상 유지 상태를 타파하고 발전을 위해 보다 다양한 대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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