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208/01.31062470.1.jpg)
“환영합니다” “멋있어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신천동 삼성SDS 지하 구내식당으로 들어서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 부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직원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했다. 한 직원이 이 부회장에게 다가가 친필 사인을 요청하자, 그는 “삼성SDS 화이팅”이라고 외치며 사인을 건넸다. 직원은 “가보로 남기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구내식당 경영’ 나선 이재용
이 부회장이 연일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찾아다니며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를 시작으로 24일 삼성엔지니어링,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데 이어 네 번째다.이 부회장은 현장을 갈 때마다 그곳 직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일각에선 ‘구내식당 경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직원들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식단을 맛보면서 친밀감, 유대감을 빠르게 쌓고 있다는 분석이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208/01.31062469.1.jpg)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신문이나 방송에서만 보는’ 거리가 먼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을 아쉬워했다”며 “직원들과 현장에서 소통하면서 함께 회사를 발전시키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SDS 구내식당에서도 ‘가마솥 황태 곰탕’을 먹었다. 식판을 들고 다니며 배식받아 식당 한쪽에 앉아 약 15분간 식사했다. 이 부회장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날 때는 식당 퇴식구 주변에 많은 직원이 몰리기도 했다. 여러 직원이 “사진 한 번 찍어주세요”라며 셀카 촬영을 요청했고, 이 부회장은 그때마다 눈웃음을 지으며 촬영에 응했다.
삼성SDS, 클라우드 힘 싣나
이 부회장이 삼성SDS 본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황성우 삼성SDS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과 각각 만나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황 사장과는 삼성SDS의 신사업으로 꼽히는 ‘디지털 트윈’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트윈은 사물의 물리적 특징을 가상 세계에 구현해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 센서 등 혁신 기술이 복합적으로 활용된다.또 황 사장은 메타버스 시장 동향, 글로벌 정보기술(IT) 서비스 현황, 글로벌 소프트웨어 인재 채용 현황, 물류 사업 현황 등을 보고했다. 황 사장은 “클라우드 최고 기술 수준의 회사가 되기 위해 꾸준히 투자하면서 전사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영역에선 LG CNS, 메가존이 앞서 있다.
이 부회장과 고 사장은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올해 경영 전망과 신사업 준비 상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사업 다각화 전략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208/ZA.31061674.1.jpg)
이 밖에 이 부회장은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는 삼성SDS 직원 10여 명과 ‘워킹맘의 일과 가정생활 양립’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직원들은 워킹맘의 관심사와 고민, 코로나19 이후 직장 및 가정생활의 변화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 워킹맘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복권 직후부터 어수선했던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발전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유연한 문화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 주도로 조직문화 개편 전략이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