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졌지만 이자 뛰어"…중산층 '살 수 있는 집' 2.8%뿐

입력 2022-08-30 17:35   수정 2022-09-07 16:32


서울에서 중산층이 대출받아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아파트는 전체의 3%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 여건이 가장 좋았던 7년 전에 비해선 1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30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의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는 작년 같은 시기 3.9에 비해 소폭 하락한 2.8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중위 소득의 가구가 은행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20년 만기 원리금 상환)로 집값의 70%를 빌리면 구입 가능한 지역 내 아파트 재고량을 백분율로 나타낸 지수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33%로, 소득의 3분의 1가량을 원리금 상환에 쓴다고 가정했다. 이 조건에 서울 중위 소득 가구가 낼 수 있는 집값은 4억4342만원 수준이다. 2분기에 이 가격 이하인 서울 아파트가 전체의 2.8%, 아파트 가구 수로는 3만8649가구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주택구입잠재력지수가 가장 높았던 2015년 1분기엔 중위 소득 가구가 살 수 있는 아파트가 62만1913가구에 달했다. 당시 대출 금리와 소득을 고려한 중위 소득 가구의 취득 가능 가격은 4억1791만원이었다. 서울의 중위 가구 소득이 2015년 1분기 505만원에서 2022년 2분기 574만원으로 13.7%가량 늘어나는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4억8765만원에서 10억9222만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역시 2분기 말 기준 17.6으로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3분위 가구(소득 상위 40~60%)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7년7개월 이상 모아야 중간 가격대의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2015년 1분기엔 PIR이 지금의 절반 수준인 8.9를 기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수년간 서울 시민의 소득 상승률이 오르는 집값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며 “최근엔 서울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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