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차 '각 그랜저' 온다…벌써 4만대 예약

입력 2022-08-31 13:28   수정 2022-08-31 14:17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신형 출시 시기가 올해 말로 확정됐다. 수입차부터 전동화 차량까지 경쟁 모델이 더 늘어난 상황에서 국내 고급 세단의 대표 주자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4분기 중 그랜저 7세대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여전히 국내 승용차 판매량 최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6세대 그랜저(IG 모델)가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모델이다.

7세대 완전변경 모델은 '각 그랜저'로 불리는 1세대 모델 디자인을 계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7세대 그랜저는 준대형 동급 세단 차량 중 가장 길고 넓은 차체 크기를 갖추고, 전통적인 디자인에 프레임리스(창틀이 없는 형태) 도어 등 현대적인 요소들을 가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 공개한 맛보기 사진(티저 이미지)을 보면 1세대 그랜저의 각지고 직선적인 외관을 계승해 측면 벨트라인과 캐릭터라인, 루프까지 수평적으로 배열해 전통적인 디자인 유산을 따랐다. 반면 전면부는 현대적인 느낌의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등을, 후면에는 수평으로 연결된 테일램프를 배치해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느낌을 줬다.

특히 7세대 모델에는 그랜저 출시 36년 만에 처음으로 사륜구동 옵션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륜구동은 네 개의 바퀴를 모두 구동시키기 때문에 험로, 급경사 도로, 미끄러운 도로를 주행할 때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조정 안정성이 높은 사륜구동 옵션이 '안전 사양'으로 인식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장님 차'로 불리던 그랜저는 판매량에서 '국민 차'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국민 소득 수준이 올라 차량 선택에 대한 소비자의 취향이 고급화되면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간 신규 등록된 그랜저는 총 101만681대로 연간 등록대수가 10만대를 넘었다.

올 7월 기준 국내 도로를 달리는 그랜저 차량의 수는 150만대가 넘는다. 그랜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올 7월까지 4만1044대가 팔리며 올해를 포함해 6년 연속 판매량 1위 가능성도 높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수요를 제때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7세대 신형 모델이 연말 출시를 앞뒀지만 여전히 6세대 모델을 찾는 수요도 많다. 현재 그랜저 출고 대기물량만 5만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저의 월간 생산량이 6000대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후순위 대기자는 7세대 모델 초기 계약자보다 차량을 늦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6세대 그랜저 모델의 출고 적체로 7세대 그랜저에 대한 사전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7세대 그랜저 사전계약을 받을 경우 6세대 그랜저를 계약한 소비자의 출고 시기가 밀릴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6세대 모델 계약자가 7세대로 교체할 수 있는 '전환 계약'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 영업점 관계자는 "그랜저 6세대 연식변경 모델도 현재까지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빠른 인도를 원하는 소비자의 경우 전환계약을 택해 이 물량도 4만대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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