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부동산업체 상반기 이익 96% 급감…"반등은 내년 여름에나"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입력 2022-08-31 15:28   수정 2022-09-29 00:01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올 상반기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의 2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회사 측은 중국 부동산시장이 내년 여름에야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구이위안은 31일 올 상반기 매출 1623억위안, 순이익 6억1200만위안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순이익은 94% 감소했다. 핵심 사업인 주택판매 금액은 1851억위안으로 40%가량 줄었다.

비구이위안은 홍콩증시 상장사다. 주가는 이날 6%가량 급락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65% 빠졌다. 비구이위안은 매년 실시하던 중간배당도 올해는 건너뛰기로 했다.

모빈 비구이위안 최고경영자(CEO)는 "참혹한 실적을 내 주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중국 부동산산업 역사상 최악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은 내년 여름쯤 가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둥성 포산에서 출범한 비구이위안은 같은 광둥성 기업인 헝다와 자주 비교되는 기업이다. 3·4선 도시에 대규모 중소형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 방식은 비슷하다. 하지만 헝다가 무리한 차입으로 자동차, 생수 등에 사업을 확장한 것과 달리 비구이위안은 본업에 충실해 재무 리스크가 적은 것으로 평가돼 왔다.

중국 정부가 집값 억제 정책으로 내놓은 신규대출 제한 기준인 '3대 레드라인'도 헝다가 3개 모두 위반한 반면 비구이위안은 부채비율 기준(70%)만 넘긴 상태다. 3대 레드라인을 모두 위반한 기업들은 기존 대출 연장이나 신규 대출이 막혀 줄줄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21개 중대형 업체가 디폴트를 냈다.

하지만 현금이 마른 부동산 기업들이 공사를 중단하고, 아파트를 제때 인도받지 못한 수분양자들이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 운동을 벌이면서 시장은 더욱 침체됐다. 1위 비구이위안도 이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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