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전(全)산업생산지수는 117.9(2015년=100)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0.1%) 하락했다. 일상회복 흐름에 따라 서비스업 생산은 0.3% 늘었지만 광공업 생산이 1.3% 줄어든 결과다. 광공업 중 제조업 생산(-1.5%)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의 봉쇄 조치가 지속되면서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생산이 3.4% 줄었기 때문이다.
소매판매는 0.3% 감소했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는 1.9% 늘었지만 화장품과 같은 비내구재(-1.1%), 가전제품 등 내구재(-0.8%) 판매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설비투자는 3.2% 후퇴했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6.9%) 투자의 감소폭이 컸다.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토목공사(-13.4%) 실적 악화로 2.5%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조정받으면서 전체 생산이 감소 전환했고, 소매판매 등 내수 지표가 악화하면서 경기 회복 내지 개선 흐름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美·유럽 기준금리 인상 가속…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 직격탄
하지만 3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가 재연되면서 ‘일시적’이란 진단은 빗나갔다. 트리플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꼽힌다. 중국 정부는 3월 상하이를 시작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된 지역의 이동을 전면 중단하는 봉쇄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제조업 생산이 직접적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대중 수출 의존도가 39.7%에 달하는 반도체 생산이 지난 7월 전달 대비 3.4% 감소했다. 기계장비(-3.4%) 생산 역시 줄었다. 반도체조립장비, 웨이퍼가공장비 등 반도체 장비 생산이 타격을 받은 결과다.
수출 차질이 빚어지면서 7월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재고가 17.2% 늘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75.2%)은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국 내부 사정으로 반도체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스마트폰 등 전방 산업 수요도 둔화하면서 생산과 출하가 감소하고, 재고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감률(전월 대비)은 6월 -0.2%에서 7월 0.3%로 상승 전환했고, 현재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7월 101.8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같은 기간 0.3포인트 떨어지며 2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통계청은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두 분기 연속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경기가 전환됐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9일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지금 당장은 물가 안정이 정책의 우선 과제지만 시간이 갈수록 경기도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기 하강 우려를 드러냈다. 기재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금리 인상 등 대외 측면의 어려움이 지속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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