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31일 23: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탈리아 재무부가 이탈리아항공운수(ITA항공) 경영권을 미국 사모펀드(PEF) 세르타레스 컨소시엄에 독점 협상권을 주기로 했다고 31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글로벌 항공사인 델타항공-에어프랑스-KLM이 함께 하고 있다. ITA항공은 2021년 새로 설립된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로 정부가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이탈리아의 국영 항공사였던 알리탈리아가 지난해 경영난으로 파산한 이후 이탈리아 정부가 새롭게 설립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세계 2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 독일 루프트한자 컨소시엄이 꼽혔다. MSC·루프트한자 컨소시엄은 이타 항공 지분 80% 이상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8억5000만유로(1조1400억원)를 써냈다. 미국·프랑스·네덜란드 항공사들과 손잡은 세르타레스 컨소시엄은 지분 56%에 6억유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탈리아 정부에 ITA항공 지분 최소 40%를 보장하고, 회장 선임권과 특정 ‘전략적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약속하면서 독점 협상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협상 이후 정부가 세부 조건에 만족하면 매각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이 ITA항공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9월 25일 조기 총선을 앞둔 만큼 차기 정부에서 민영화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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