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공공급속 충전요금이 1일부터 인상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50㎾ 급속충전기는 ㎾h(킬로와트시)당 324.4원, 100㎾ 충전기는 347.2원이 부과된다. 기존보다 각각 10.9%와 12.3% 오른 가격이다.
50㎾ 급속충전기를 이용해 1회 완충(70㎾h 배터리 장착 전기승용차 기준)할 경우 충전요금이 현재 2만503원에서 2만2708원으로 2200원가량 오르는 셈이다. 이번 요금조정은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할인 종료, 전기요금 인상분 등을 반영한 것이다.
전날 수도권의 전기차 공공급속충전소에는 요금이 인상되기 전 미리 충전을 해두려는 전기차 운전자들로 붐볐다.
전기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연기관차 대비 충전요금이 저렴한 것이 전기차의 최대 장점이었는데 이번에는 인상폭이 너무 크다", "평균 수준의 주행 거리라면 월(月)에 2만~3만원은 더 들 것 같다", "전기요금이 계속 인상하는 추세라면 전기차 구입을 다시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왔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최신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를 10년간 소유하며 8만㎞ 주행할 경우 총비용은 구매 가격(5200만원)에 전기요금·유지비·보유세 등(1540만원)을 포함해 6740만원이었다. 그랜저 3.3 가솔린 모델(6675만원)보다 높았다. 총소유비용이 가장 낮은 건 오히려 전기차가 아닌 그랜저 하이브리드로 6210만원이었다.
전기요금에 인상에 최근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원재료값이 크게 뛰면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더 높을 것이라는 얘기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최근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난으로 에너지 대란을 겪는 독일·프랑스는 연초 대비 전기요금이 3배 뛰었다. 이에 따라 유럽은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최근 눈에 띄게 둔화되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12월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 성장했다.
최근 독일 정부는 EU의 내연기관차 완전 판매금지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고 전기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 폐지하기로 했다. 영국은 이미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종료했고, 노르웨이도 전기차에 주던 여러 혜택을 줄이는 중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