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여야 간 ‘입법대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약자·민생·미래’를 키워드로 한 ‘100대 입법과제’를 발표하면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민생 입법 과제 22개’를 발표한 더불어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주요 의제를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처리’ 여야 공통 법안은
양당이 발표한 입법과제에는 서로 겹치는 법안도 많다. 지도부가 “의견 차가 크지 않은 민생법안을 최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해당 법안은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대표적인 법안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의무 반영하도록 하는 납품단가연동제다. 민주당이 정기국회 입법과제로 내놓은 ‘서민주거안정법’과 ‘반값교통비지원법’의 경우 여당도 비슷한 안을 내놨다. 서민주거안정법은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율을 80%로, 공제한도는 600만원으로 확대하고 월세 세액공제율은 최대 17%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위에서도 지난 7월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 한도를 420만원까지 확대하고 월세 세액공제율을 최대 15%로 상향하는 법안을 냈다. 연말까지 대중교통 이용액의 50%를 환급하는 반값교통비지원법의 경우 환급 혹은 소득공제로 할 것인지 방식을 두고 이견이 있지만 합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공통 공약으로 제기된 기초연금 월 10만원 인상안도 최우선 처리 과제에 올랐다.
법인세 인하·노란봉투법 등엔 이견
반면 여야가 첨예한 입장차를 나타내는 법안은 심사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우선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는 안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지만 민주당이 ‘부자 감세’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 세금을 왜 깎아준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법인세 인하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국민의힘은 내국세 20.79%와 교육세로 이뤄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3조원 규모의 교육세를 고등·평생교육에 지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및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 제정안도 이달 초 당론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국 시·도교육감과 교원노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민주당 교육위 의원들이 반대의 뜻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 가운데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노란봉투법의 경우 국민의힘이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완전 폐지보다 안전운임제의 성과를 분석한 뒤 이해당사자들의 합의를 통해 제도 폐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 활동에 피해를 준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과 가압류 소송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하고 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