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숏폼(짧은 형식) 콘텐츠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 최근 1분 안팎 분량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고 시청하는 콘텐츠 수요가 부쩍 늘면서 국내 주요 플랫폼들도 관련 서비스에 속속 나서는 분위기다.
2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정보성 숏폼 콘텐츠 서비스 채비에 나서며 콘텐츠 협력사들과 인플루언서 등에 숏폼 콘텐츠를 공급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영상 공급 제안서를 보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전사적으로 숏폼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라며 “대략 15초에서 1분 사이 분량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화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1분대 숏폼 동영상을 플랫폼 차원에서 수급해 서비스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엔 네이버 블로그 이용자들이 스스로 숏폼 영상을 편집해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네이버 모먼트’ 프로그램을 내놓은 정도다.
지난 1월부터는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10분 내외 영상 서비스 ‘맛보기 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실시간 문답형식으로 빠르게 상품과 구매 조건 등을 설명하는 콘텐츠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흥미있어 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숏폼 콘텐츠 서비스를 키우려는 곳은 네이버만이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주부터 다음뉴스에 숏폼 콘텐츠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1분 안팎 영상을 모은 ‘오늘의 숏’, ‘탐사뉴스’, ‘팩트체크 뉴스’ 섹션이다. 뉴스, 경제·재테크, IT, 건강·푸드, 연예, 스포츠 등 분야별 파트너사 117곳을 통해 뉴스·정보성 숏폼 영상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신한 갤럭시Z플립4 스마트폰에 ‘플렉스캠’ 기능을 강화했다. 스마트폰을 접고 펴면서 다양한 각도에서 숏폼 영상을 찍을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갤럭시스튜디오를 통해서는 방문자가 숏폼 영상을 촬영해 공유하는 ‘숏폼으로 인싸각’ 챌린지 행사를 열고 있다.
이들이 숏폼 콘텐츠 서비스 강화에 나선 것은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짧은 영상 수요가 급증해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약 80%가 평균적으로 평일엔 75.8분, 주말엔 96.2분 동안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최근 올 2분기 기준으로 소셜미디어 앱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 가장 높은 3대 앱으로 틱톡(95분), 유튜브(74분), 인스타그램(51분)을 꼽았다. 모두 숏폼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다.
틱톡은 15초~3분 길이 영상을 공유할 수 있게 해 수많은 사용자를 모았다. 중국 내 사용자를 제외해도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14억6600만명 가량에 달한다. 2018년(1억3300만명)에 비하면 4년만에 MAU가 약 11배 늘었다. 틱톡은 최근 영상 길이 제한을 최근 10분까지로 늘렸다. 유튜브는 15~60초 분량 영상 서비스 ‘숏츠’, 인스타그램은 15~60초 길이 ‘릴스’를 운영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숏폼 동영상은 이용자가 부담 없이 다양한 내용을 즐길 수 있어 인기"라며 "요약한 내용을 담은 짧은 영상을 통해 본편 동영상·글·웹툰 등의 새 구독자를 유입시킬 수도 있어 플랫폼 내 자물쇠 효과(락인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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