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게임 리퍼블리싱 기업 밸로프, 10월 스팩합병 상장

입력 2022-09-02 17:14   수정 2022-09-02 17:18

이 기사는 09월 02일 17: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밸로프는 국내 게임 리퍼블리싱(재배급)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리퍼블리싱 게임 수를 늘리고 위메이드와 협업을 통해 플레이투언(P2E) 게임 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신재명 밸로프 대표(사진)는 2일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연 기자 간담회에서 "2025년에는 매출 50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을 넘어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7년 설립된 밸로프는 국내 1호 게임 리퍼블리싱 기업이다. 리퍼블리싱은 과거 흥행했지만 출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서비스가 중단됐거나 접속자가 급격히 줄어든 게임의 개발 리소스와 판권을 게임 보유사로부터 사들여 다시 개발·배급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 개발사는 보유한 게임의 수명을 늘릴 수 있고 리퍼블리싱 업체는 흥행이 검증된 게임을 바탕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회사는 알투비트·로스트사가·오투잼 등 30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알투비트는 2014년 서비스 종료된 뒤 7년 만인 지난해 다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밸로프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게임이다. 이 밖에 이카루스, 앤에이지, 아틀란티카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회사 측은 리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게임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이 없다 보니 실패 리스크가 적다. 개발 리소스나 판권에 대한 로열티 비용이 들지만, 전체 매출의 10% 정도로 낮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박재성 밸로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충성 고객이 확보된 게임만을 들여오는 만큼 신규 게임을 출시할수록 고객이 쌓여 매출이 상승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중국, 베트남에서 개발진을 꾸려 비용 절감도 이뤘다. 현지법인을 통해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밸로프는 일본, 대만, 중국, 홍콩 등 전 세계 6곳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신 대표는 리퍼블리싱 게임업계에 대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수년 안에 리퍼블리싱 게임 쪽을 맡을 개발진을 구성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밸로프는 리퍼블리싱 시장이 밝을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 시장의 확대로 기회 요인이 많을 것으로 봐서다.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신작 게임이 나오더라도 한계는 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관리의 한계, 수익성 부진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부 게임사들은 서비스를 종료했다.

신 대표는 "게임 회사들이 수익성 제고를 고려하다 보니, 게임 리퍼블리싱이 부각되고 있다"며 "재출시 게임에 대한 로열티로 추가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사와 게임이용자 모두의 재출시에 대한 요구가 있는 만큼 리퍼블리싱의 필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게이밍(PC·모바일)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6.2% 성장할 것으로 밸로프는 전망했다.

이 회사는 메타버스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2019년 자체 플랫폼 'V펀(VFun)'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방문자가 25만명을 돌파했다. 내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밸로프는 운용 시스템을 구축해 2~3년 내 메타버스 플랫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밸로프는 올해 상반기 지난해 전체 수준(140억 원)에 육박하는 11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1억원이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난 3년간 실적이 꾸준히 성장세다. 2019년엔 5000만원의 영업손실이 났지만, 이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 18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게임 생태계 조성,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 582억원, 영업이익 136억6000만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밸로프는 교보9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다음 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지난 7월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며 오는 7일에는 스팩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밸로프의 발행 주식 수는 90만9678주(액면가 500원), 교보9호스팩의 발행 주식 수는 388만주(액면가 100원)다. 스팩존속방식 합병 절차에 따라 밸로프 보통주 1주당 교보9호스팩 보통주 48.357주를 교부한다. 합병 후 총발행주식 수는 4786만9299주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957억원 수준이다. 합병 기일은 다음 달 12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달 31일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밸로프로 유입되는 자금은 85억원이다. 밸로프는 2025년까지 3년간 신규게임 라인업 확대를 위한 인건비·마케팅 비용과 V펀 플랫폼 강화 등에 해당 자금을 쓸 계획이다.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P2E 게임 사업에도 진출한다. 이 회사는 최근 P2E 게임 사업 추진을 위해 위메이드로부터 45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위메이드가 보유하고 있는 NFT 플랫폼인 ‘위믹스’를 활용해 P2E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6개의 P2E 게임을 개발 중이며 이는 위믹스를 운영하는 위메이드와의 전략적 제휴 하에 서비스할 것"이라며 "조만간 국내와 동남아시아에 동시에 P2E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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