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0기·사진)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검찰 출신인 박 대표변호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지낸 ‘특수통’이다. 검사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 박연차 게이트, CJ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굵직한 특수수사를 맡았다. 2019년 7월 서울고검장에서 물러난 후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다 지난 7월 지평에 합류했으며, 형사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박 대표변호사는 “최근 검찰이 경제범죄 수사를 강화하는 건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로펌들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면서 경제 사건 법률자문이나 소송대리 수요가 많아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제적으로 경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검찰은 증권·금융범죄와 보이스피싱 합동수사단을 설치하고 전세사기 범죄자를 구속수사한다는 방침을 마련하는 등 경제범죄에 대한 수사 칼날을 세우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만 있는 공정거래 전담 수사조직을 다른 일선 청에도 꾸릴 계획이다.
경제범죄는 오는 1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시행된 후에도 부패범죄와 함께 검찰의 직접수사가 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 박 대표변호사는 “새 법 도입과 관계없이 인지수사를 벌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펌들은 검찰뿐만 아니라 권한이 커진 경찰 수사상황에도 더욱 관심을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로펌들의 뜨거운 특수통 검사 영입경쟁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봤다. 박 대표변호사는 “검찰의 대대적 수사는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요인”이라며 “큰 경험이 많은 특수통 검사 출신 변호사가 있다면 변론 등 대응 방안을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대재해 사건도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변호사는 “예방을 목적으로 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1월 말 시행됐지만 여전히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며 “사후 대응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예방조치 등 선제적인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평은 현재 3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대재해 예방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사고 대응 자문(20여 건)보다도 많다.
법무부가 올 하반기 합동수사단 설치를 예고한 조세범죄 역시 주목해야 할 영역으로 꼽았다. 박 대표변호사는“최근 신설한 조세형사대응센터를 통해 관련 업무의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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