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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껑충 뛰어오르는 것은 미국 달러 가치가 다른 통화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해진 결과다. 지난 7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1.50~1.75%에서 연 2.25~2.50%로 0.75%포인트 올린 Fed는 이달에도 0.5~0.75%포인트 추가 인상할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고금리를 좇는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달러 가치가 상승한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중국 쓰촨성 청두시가 도시를 봉쇄한 것도 위안화와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두 나라 환율이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기 때문이다.
해운사 실적이 주춤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환율 상승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의 운송수지 흑자액은 106억3560만달러(약 14조4900억원)를 기록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로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247억8290만달러)의 42.9%에 달했다. 운송수지(운송 수입에서 운송지출을 뺀 금액)는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항목으로 한국 항공사·해운사가 화물·인력을 운송하고 해외에서 받은 운송료 순수익을 말한다.
그동안 해운사들은 경상수지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달러 가치를 방어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비롯해 해운사 운임 지표가 추락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운송수지가 악화하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최근 발간한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관은 환율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무역수지 적자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달러화 강세가 과거처럼 국내 기업의 수출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외화 부채에 대한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질수록 투자가 위축될 수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기업 투자세액 공제 확대, 수출금융지원 확대 등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대책들이 적기에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배성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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