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장단기 금리차가 한 달 만에 7배까지 벌어졌다. 카드채 1년 만기 수익률에 주목한 투자자가 몰리면서 단기 채권 가격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채인 3년물은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리가 연 5%를 돌파하는 등 12년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장기채를 외면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년물 순발행액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카드사들이 통상 발행하던 3년물보다 1년물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타 금융채(AA+·무보증) 1년물과 3년물의 금리차는 8월 1일 0.092%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지난 2일엔 0.71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1년물 금리가 연 4.122%에서 연 4.157%로 횡보하는 동안 3년물이 연 4.214%에서 연 4.875%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1년물 금리는 지난달 중순 연 3.8% 중반까지 내려가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AA등급 3년물 금리는 지난 1일 기준 연 5.047%를 기록하며 5%를 돌파했다.
카드채 1년물 수익률이 연 4%를 웃돌자 일종의 재테크 수단으로 보기 시작한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게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설명이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안전하고, 장기보다는 단기 금융상품을 원하는 개인투자자의 수요에 카드채가 부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7월 1년 만기 채권 1400억원어치를 연 4.3%에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연 3.89%에 500억원어치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캐피털사가 발행한 채권도 수요가 만만치 않다. 캐피털사는 신용판매와 카드론이라는 수익모델이 있는 카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다. 가령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카드보다 한 단계 낮은 AA-등급이다. PB들은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금융지주 산하 캐피털사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자회사 IBK캐피탈(AA-등급)의 채권은 지난달 1일 연 4.39%에 발행됐다. KB캐피탈도 연 4.4%에 달하는 등 고금리 1년 만기 채권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