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6일 부산 상륙…제주는 벌써 폭우 피해 속출

입력 2022-09-04 18:18   수정 2022-09-13 16:08


‘사상 최강’ 태풍 힌남노가 무서운 기세로 세력을 확장하며 북상하고 있다. 힌남노는 6일 오전 부산에 상륙할 전망이다. 제주, 울산 등 남부지역에서는 힌남노가 밀어 올린 비구름에서 비가 쏟아지며 벌써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물길 부탁한다”며 안전 조치를 거듭 당부했다.

북상하며 더 세지는 힌남노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대만 타이베이 해상에서 북상을 시작한 힌남노는 5일 오전 9시쯤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460㎞ 해상에 이르게 된다. 이때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20h㎩, 최대풍속은 초속 54m로 강도는 ‘초강력’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태풍 강도를 중-강-매우 강-초강력 4단계로 분류한다. 초강력 등급은 최대풍속 초속 54m 이상으로, 건물을 붕괴시킬 정도의 위력이다.

기상청은 “현재 동북아시아 해역이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환경으로 조성돼 힌남노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는 경로에는 바다 열에너지가 태풍이 발달하기 충분한 수준보다 20% 많은 상황이다. 인도양, 남중국해도 수증기를 공급하며 힌남노가 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태풍이 성장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대기 상층 제트기류도 약한 상황이다.

초강력으로 세력을 키운 이후 힌남노는 5일 오후 9시 제주 남쪽지역을 스쳐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는 게 기상청의 예상이다. 이후 6일 오전 9시 부산 북북서쪽 20㎞ 지점에 상륙하게 된다. 이때 힌남노 중심기압은 950h㎩, 최대풍속은 초속 43m로 강도는 ‘강’일 전망이다. 전망대로라면 역대 가장 강한 강도로 국내에 상륙하게 되는 것이다.

기상청은 “힌남노의 한반도 상륙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며 “한반도에 가까운 동쪽에 자리 잡았던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이 약화되며 힌남노가 지나갈 길을 열어줬다”고 설명했다.
“피해 대비책 서둘러야”
이미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만 인근 해역에 있는 힌남노가 고온의 수증기를 위쪽으로 올리면서 제주 등 남부지역 상공에 비구름대가 발달한 탓이다. 제주에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50~300㎜ 수준의 비가 내렸다. 제주 소방본부에 따르면 서귀포시 서부지역인 대정읍 일대 주택과 상가, 도로 등 11곳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이 본격적으로 한반도로 진입하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5일 밤부터 6일 사이 제주도와 전남 남해안, 경남권 해안, 울릉도·독도에서 순간최대풍속이 40~60m/s에 이를 것이라고 예보했다. 4~6일 사흘간 전국에 100~300㎜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경상권 동해안·지리산 부근·울릉도 등에는 사흘간 4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역대 가장 강한 태풍 힌남노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상브리핑에 나선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힌남노는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되며 강한 바람과 많고 강한 비가 예상되니 (과거 태풍 때 겪은)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2002년 제15호 태풍 루사 당시 국내에서는 20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실종됐다. 재산 피해액은 5조1479억원을 기록했다.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는 각각 119명과 12명, 재산 피해액은 4조2225억원이었다. 이보다 훨씬 더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게 기상청의 경고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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