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해상운임 13년 만에 최대 하락

입력 2022-09-04 18:09   수정 2022-09-05 01:13

해상 운송료가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에만 14조원 넘는 외화를 벌어들인 해운업체 영업에 먹구름이 끼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일 전주보다 306.64포인트 내린 2847.62를 기록했다. SCFI 통계를 작성한 2009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 지수가 30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4월 23일(2979.76) 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치인 올해 1월 7일(5109.6)과 비교하면 44.26% 떨어졌다.

철광석 석탄을 나르는 벌크선의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도 지난달 31일 52포인트 내린 965를 기록하며 2020년 6월 12일(923) 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해상운임 지표의 급락으로 HMM과 팬오션, 대한해운 등 국내 주요 해운업체의 외화 운송료 수입도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올 상반기 한국 해운사 등이 화물·인력을 운송하고 받은 외화 운송료 순이익을 뜻하는 운송수지 흑자(경상수지 항목)는 106억3560만달러(약 14조4900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247억8290만달러)의 42.9%를 차지했다.

반도체와 더불어 ‘달러 안전판’ 역할을 하던 해운사가 휘청이면 외환시장과 경상수지 등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2일 원·달러 환율은 7원70전 오른 1362원60전에 마감해 2009년 4월 1일(1379원50전) 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운사로 유입되는 달러가 줄면 환율이 달러당 1400원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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