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오르자 강달러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 2차전지, 철강관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아지는 업종에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영업이익 변화까지 같이 본다면 해당 업종 내 ‘찐’ 수혜 종목을 고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대미 수출 비중 늘어난 기업 ‘주목’
5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70원을 돌파하자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나친 원화 약세는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달러가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수출 기업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중호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오르는 상황은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대미 수출 비중이 지난 5년(2017~2021년)보다 올해(1월~7월) 크게 늘어난 기업을 선별했다. 동시에 올해 대중 수출비중은 10% 이하인 업종을 골랐다. 강달러 효과는 누리고 대중국 수출둔화 악영향은 피해가는 업종을 선별하기 위해서다.
지난 5년 대비 올해 대미 수출비중이 크게 늘어난 업종으로 자동차 부품, 2차전지, 철강관주가 꼽혔다. 자동차 부품 업종의 지난 5년간 대중, 대미 수출 비중은 각각 10.9%, 27.4%였다. 하지만 이 비중이 올해 들어 5.7%, 34.7%로 바뀌었다. 대미 수출 비중은 7%포인트 넘게 늘어난 반면 대중 수출 비중은 반절로 줄어 10% 밑으로 떨어졌다.
2차전지 업종도 대미 수출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대중, 대미 수출 비중은 각각 14,5%, 18.9%로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중 비중은 6.7%로 반절 밑으로 떨어지고 대미 비중은 38%로 2배 가량 늘었다.
32.3%였던 철강관 업종의 지난 5년 간 대미 수출 비중도 44.9%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대중 수출 비중은 8.6%에서 5.7%로 줄었다. 건설기계, 농기계 업종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같이 고려
영업이익 변화를 같이 살펴 보면 해당 업종 내에서도 큰 강달러 수혜효과가 예상되는 종목을 고를 수 있다. 영업이익 예상치가 뛰는 기업은 강달러로 인한 수입 원자재 비용 부담보다 수출 효과가 큰 종목이란 설명이다.자동차 부품주 현대위아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2192억원으로 전년(1027억원)의 2배가 넘는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도 1개월 전(2163억원), 3개월 전(2055억원)보다 상향 조정됐다. 철강관 업체 세아제강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2686억원)도 전년 1319억원의 2배가 넘는다. 1개월 전(2369억원), 3개월 전(1928억원)보다 올랐다. 실적예상치가 높아지자 현대위아와 세아제강의 최근 2개월 주가 상승률은 각각 38.9%, 9.2%를 기록했다. 특히 세아제강 주가는 연초 대비 85.6% 오르며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2차전지주 에코프로비엠, 건설기계 업체 두산밥캣, 농기계 업체 TYM 등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미 수출 비중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미국의 프렌드쇼어링 정책 강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렌드쇼어링이란 우방국과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과 프렌드쇼어링 정책 변동성을 버틸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별 대미수출비중이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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