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서 담배 피우려다 '펑'…차량 677대 태운 세차 업체 직원 금고형

입력 2022-09-05 17:41   수정 2022-09-05 17:42


충남 천안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화재를 내 차량 677대에 피해를 준 출장 세차 업체 직원에게 금고형이 선고됐다.

5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서전교)는 오전 10시 30분 천안지원 법정에서 열린 이 사건 선고공판에서 업무상 과실 폭발성 물건 파열 혐의로 기소된 출장 세차 업체 직원 A 씨(31)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출장 세차 업체 대표 B 씨(34)에게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8월 11일 A 씨는 스팀 세차를 위해 방문한 천안시 불당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차량 내 액화석유가스(LPG)통 밸브가 열린 상태에서 라이터를 켜 가스 폭발을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세차 차량에 LPG 가스를 설치하면서 가스 누출 여부를 점검하지 않고, 직원에게 안전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당일 다른 아파트에서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로 이동해 세차를 마칠 때까지 스팀기 전원을 켜놓은 상태에서 LPG 가스 용기 밸브와 기계 가스 밸브를 모두 잠그지 않았다.

이 화재로 지하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 677대가 타거나 그을렸고, 주차장 1만 9211㎡도 그을음으로 뒤덮였다. 피해를 본 외제 차만 170여 대로, 보험업계가 추산한 전체 손해액은 43억여 원이었다.

소방시설 작동을 중단시켜 화재 예방, 소방 시설설치·유지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 씨(62)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아파트 관리 용역업체에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A 씨는 화재 발생의 직접적인 행위자로 LP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고 라이터를 켜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포함해 상당한 피해를 발생시켰다"라며 "대표로부터 밸브를 모두 잠그고 이동하라는 지시받았음에도 잠그지 않아 화재를 일으켰으며 자칫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죄책이 무겁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지만, 본인도 중한 상해를 입었으며 그 외에 인명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라며 "C 씨는 종전에 화재 경보 오작동이 있었더라도 실제 화재를 염두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사고 발생 당시 당황해서 소방설비와 펌프를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종전에도 발생한 화재경보기 오작동 빈도 및 회사 교육 정도 등을 비춰보면 사고 당시 대처를 피고인의 책임으로만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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