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외감법' 두고 기업-회계업계 갈등­…금융위 "연내 개선안 도출"

입력 2022-09-06 11:27   수정 2022-09-06 11:30


2018년 말 본격적으로 시행된 새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신외감법)을 두고 기업계와 회계업계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이르면 올해 안에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신외감법 운영 성과를 평가하고 개선사항을 도출하기 위해 ‘회계개혁 평가·개선 추진단’을 구성했다고 6일 밝혔다.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이 단장을 맡았으며 기업·회계업계·학계 등이 참여했다. 지난 1일에는 1차 회의를 열고 회계개혁에 대한 각계 의견을 공유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기업계 참석자들은 신외감법 도입 당시 기업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상장협 관계자는 “기업과 감사인 간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며 “부작용이 심한 ‘단기 스테로이드 처방’ 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원칙적 처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말한 단기 스테로이드 처방은 회계개혁으로 도입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표준감사시간제 등을 가리킨다. 원칙적 처방이란 내부고발 활성화, 감사(위원회) 기능 강화, 감리 강화, 형사처벌 강화 등을 말한다.

반면 회계업계는 신외감법 시행으로 회계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높아졌다고 반박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감사비용 증가로 기업의 부담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감사현장에선 제대로 된 외부감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과정으로 인식되는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법인들이 감사품질 향상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제도 개선이 투자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계는 중립적인 의견을 전했다. 학계 관계자는 “회계개혁 이후 감사비용이 증가한 것은 과거 정상적 감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낮았던 감사보수가 정상화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업부담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니 제도 보완 논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개혁의 성공을 위해선 기업들의 수용도가 높아야 하며, 각 제도가 기업별 상황에 맞게 맞춤형으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진단은 약 3주 간격으로 회의를 개최해 외부감사법 개선 방안을 가급적 연내에 도출할 계획이다. 이 정책관은 “회계개혁으로 도입된 제도가 당초 취지대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점검해 볼 시점”이라며 “회계투명성 제고라는 정책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개선방안이 도출되도록 민관 합동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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