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경북 동해안을 스쳐 지나가면서 경북 포항시 등을 중심으로 일대에 피해가 속출했다. 산사태, 침수, 정전 등의 사태로 인근 주민 수백여 명이 대피했으며 해병대 장갑차가 출동해 피해 복구를 돕기도 했다. 또 급류에 휩쓸린 주민이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6일 경북도와 포항시·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포항은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 사이 450.5㎜, 시간당 최대 104.5㎜의 강한 비가 쏟아졌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이번 폭우로 포항시 남구 오천읍 일대가 침수됐으며 물난리로 오천읍의 펜션 촌 일대 지반이 갑자기 무너져 한 풀빌라 건물이 떠내려가는 일도 있었다.
오천읍 도로에선 한 70대 여성이 물난리를 피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천읍 한 숙박업소엔 순식간에 폭우로 물이 들어차면서, 주민 10여 명이 옥상으로 긴급 대피했다가 구조됐다.
또한 포항시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 등 5곳이 무너지면서, 산 아래 주민 800여 명이 대피했다. 포항 남구 인덕동 이마트 포항점은 물에 잠겼다. 해당 매장에는 추석을 앞두고 진열해 둔 선물 세트 등이 상당수 물에 잠겨 큰 피해를 보았다.
포항시의 하천 7곳도 범람했다. 포항시 남구를 통과하는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아파트 바로 앞 지반까지 급류에 휩쓸렸다.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한 포항 시내 도로 대부분이 한동안 침수됐다.
건물 옥상이나 차량 위, 도로 한편으로 비를 피한 주민들을 해병대가 장갑차를 몰고 나와 구조활동을 했다. 해병대는 고립이 예상되는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와 고무보트(IBS) 3대를 투입해 주민들을 구조했다.
포항과 이웃한 경주에서도 태풍 피해가 속출했다. 산사태와 침수, 하천 범람으로 주민 1800여명이 긴급대피했다. 태풍을 피한 주민들은 복지회관 등에서 안정을 취하는 중이다.
대구광역시에도 태풍 피해가 있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6일 오전 달성군 논공읍에서 가로수가 뽑혔고, 남구 대명동 한 가정집 담장 일부가 무너졌다. 팔공산 인근 동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침수됐고 신천동로가 물에 잠겨 차량이 통제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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