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부터 5년간 15조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2025년 ‘업황 반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메모리반도체 호황기가 도래했을 때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미래에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D램 시장에서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만년 2위’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겠다는 목표다.
D램이든 낸드플래시든 2025년께 메모리반도체 활황기가 다시 도래하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알려졌다. 이 같은 투자는 당초 SK하이닉스가 대외적으로 밝혀온 분위기와 다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 때만 해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메모리반도체 시장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며 내년 설비투자 규모 축소 방침을 시사했다.
이런 분위기에 반전을 가져온 건 ‘불황 속 투자’가 정답이라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하락에서 위기를 느낀 여파가 크다는 전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8%에 그쳤다. 일본 키오시아(18.9%)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주저앉았다. 1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격차도 13.6%포인트에서 17.3%포인트로 커졌다. 특히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7월 키오시아의 요카이치 공장에 건설 중인 설비에 929억엔(약 89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대로면 잠시 뺏긴 2위 자리마저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내부 우려가 커졌다는 후문이다. 이번 투자는 SK그룹이 지난 5월 올해부터 5년간 반도체, 바이오 등에 2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에도 포함된 것이다.
2015년에는 ‘미래 비전’을 선포하며 10년간 투자를 지속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곧 다가올 메모리반도체 호황기를 대비하겠다”며 총 46조원을 투자해 ‘이천 M14’를 포함, 총 3개 공장을 건설했다. 이후 2017년부터 2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요즘 글로벌 소비 위축, 공급망 불안 등의 여파로 반도체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선 당장 업황에 연연하지 말자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업황의 변동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2024년부터 서서히 회복되다가 2025년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조만간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마련해 둔 또 다른 부지에 M17 신규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투자를 잠정 보류한 그 공장이다. M17 공장 착공 시점은 반도체 시황 등 경영환경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생산시설 투자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에 반도체 공장 세 곳을 더 지어 총 6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메모리 경쟁력 강화 방안
2025년 완공될 M15X는 기존 청주 M11, M12 공장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로 지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M15X를 복층 구조로 구상 중이다. 5년간 투자하는 15조원은 1차 투자금액 정도로 알려졌다. M15X도 추후 수조원을 추가 투입해 핵심 생산공장으로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D램이든 낸드플래시든 2025년께 메모리반도체 활황기가 다시 도래하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알려졌다. 이 같은 투자는 당초 SK하이닉스가 대외적으로 밝혀온 분위기와 다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 때만 해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메모리반도체 시장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며 내년 설비투자 규모 축소 방침을 시사했다.
이런 분위기에 반전을 가져온 건 ‘불황 속 투자’가 정답이라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하락에서 위기를 느낀 여파가 크다는 전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8%에 그쳤다. 일본 키오시아(18.9%)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주저앉았다. 1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격차도 13.6%포인트에서 17.3%포인트로 커졌다. 특히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7월 키오시아의 요카이치 공장에 건설 중인 설비에 929억엔(약 89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대로면 잠시 뺏긴 2위 자리마저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내부 우려가 커졌다는 후문이다. 이번 투자는 SK그룹이 지난 5월 올해부터 5년간 반도체, 바이오 등에 2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에도 포함된 것이다.
생산시설 투자 경쟁 치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가 성장해 온 핵심 경쟁력은 미래를 내다본 투자였다”며 “이번에도 그 전략이 통할 것으로 보고 생산시설에 적극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반도체업계 투자 축소 분위기가 지속되던 때 영업손실 상태에서도 전년보다 10% 이상 투자를 늘렸다.2015년에는 ‘미래 비전’을 선포하며 10년간 투자를 지속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곧 다가올 메모리반도체 호황기를 대비하겠다”며 총 46조원을 투자해 ‘이천 M14’를 포함, 총 3개 공장을 건설했다. 이후 2017년부터 2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요즘 글로벌 소비 위축, 공급망 불안 등의 여파로 반도체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선 당장 업황에 연연하지 말자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업황의 변동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2024년부터 서서히 회복되다가 2025년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조만간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마련해 둔 또 다른 부지에 M17 신규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투자를 잠정 보류한 그 공장이다. M17 공장 착공 시점은 반도체 시황 등 경영환경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생산시설 투자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에 반도체 공장 세 곳을 더 지어 총 6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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