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7일 18: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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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삼익이 기업가치 눈높이를 낮춰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에 나선다. 상반기에 악화된 가구업계 업황을 반영해 합병비율을 조정했다.
IBKS제13호스팩은 7일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BKS제13호스팩과 스튜디오삼익의 합병비율을 1대 30.351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IBKS제13호스팩과 스튜디오삼익의 합병비율이 정정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7월 처음 합병 결정 당시 합병비율은 1대 44.9595였다. 이후 8월 중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1대 35.871로 수정한 데 이어 다시 한번 합병비율을 낮췄다.
스튜디오삼익이 스팩 존속합병 방식을 선택한 만큼 스튜디오삼익 주식 1주당 교부해야 할 IBKS13호스팩 주식이 최초 약 50주에서 30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스튜디오삼익의 평가 기업가치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스튜디오삼익의 상장 이후 예상 시가총액은 기존 1118억원에서 905억원으로, 이번에 781억원으로 거듭 낮아졌다.
스튜디오삼익의 기업가치가 낮아진 주된 이유는 2023년 이후 추정 실적을 약 7~9% 낮춰 재산정해서다. 당초 스튜디오삼익의 매출 추정치는 2023년 1102억원, 2024년 1287억원, 2025년 1479억원, 2026년 1672억원이었다. 하지만 정정 이후 2023년 1020억원, 2024년 1179억원, 2025년 1347억원, 2026년 1520억원으로 낮아졌다.
올해 한샘을 비롯한 대형 가구업체의 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가구업체를 향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이번 기업가치 하향 조정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삼익스튜디오 기업가치가 과하게 산정됐다는 비판을 받아들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IBKS제13호스팩과 스튜디오삼익의 합병이 결정된 이후 IBKS제13호스팩 주주를 중심으로 반대 의사를 내는 목소리가 컸다.
IBKS제13호스팩의 합병반대 의사 통지 접수 기간은 오는 9월 15일부터 29일까지였다. 출석한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와 발행주식 수 3분의 1 이상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합병은 자동으로 무산된다.
처음 합병 비율대로라면 지난해 순이익 기준 스튜디오삼익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9배에 달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통 상장사의 경우 주가수익비율이 20배만 넘어도 높은 편에 속한다. 두 차례에 걸친 정정을 통해 스튜디오삼익의 주가수익비율은 약 20배로 낮아질 전망이다.
스튜디오삼익은 2017년 9월 설립된 온라인 가구 유통사다. 삼익가구의 자회사로 ‘삼익’과 '스칸디아' 등의 유명 브랜드를 내세워 쿠팡과 오늘의집 등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와 자사몰 등을 중심으로 가구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844억원, 영업이익 42억원을 올렸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0%, 영업이익은 7.2% 증가했다. 순이익은 38억원을 거뒀다.
정정 신고서 제출로 합병 일정도 미뤄졌다. 합병반대 의사 통지 접수 기간은 9월 30일~10월 14일로 약 15일 연기됐다. 합병 신주 상장예정일도 기존 11월 22일에서 12월 7일로 변경됐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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