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부탁해 가출한 아내를 불러낸 뒤 살해를 시도한 4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8)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18일 오후 6시57분께 인천시 중구의 한 공터에 차량을 주차한 뒤 수면제를 섞은 술을 아내 B씨(42·여)에게 마시게 한 뒤 둔기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인근 펜스를 차량으로 들이받는 사고를 냈고, 이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경찰관이 차량 문을 열라고 하자 도주하려다 재차 나무를 들이받고 붙잡혔다.
A씨는 경제적 문제 등으로 사이가 나빠진 B씨가 올해 3월 초 이혼서류만 남겨놓고 집을 나간 뒤 휴대폰 번호를 바꾸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사건 당일 아들에게 부탁해 B씨와 만났고, 범행 전 살해를 암시하는 동영상을 찍어두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수면제를 섞은 술을 아내에게 마시게 한 적이 없고 계획 범행이 아니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전에 둔기와 수면제 등을 준비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계획했고, 아들을 통해 피해자를 불러내 범행했다"면서 "피해자는 머리가 함몰되는 등 중한 상해를 입었고, 상당 기간 의식불명 상태에 있었다"고 질책했다.
또 "이 사건은 범행을 우연히 목격한 경찰관이 피고인을 제지하지 않았다면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범행 경위 등을 보면 죄책이 매우 무거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