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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삶보다 죽음을 해답이라 믿었다면 세상이 그에게 떠넘긴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 것이 고물상의 질서. 그러나 해미는 의뢰인이 말한 ‘실패’의 의미를 깨닫고는 쉽사리 발걸음을 돌리지 못한다. ‘여러 명의 의지가 하나의 죽음을 이끌어 낸다. 누군가의 의지와 누군가의 동의와 누군가의 묵인.’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들에 관한 뉴스를 볼 때마다 나는 자꾸 이 문장 앞으로 돌아온다. 누군가 홀로 대면해야 했을 삶의 무게와 고독. 어떤 선택의 책임은 모두에게 남겨진다.
소설가 허남훈(2021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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