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종인 유럽 녹색게가 미국 동부에서 워싱턴을 거쳐 알래스카 해안으로 진출했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미국의 바다 수온이 계속 높아진 탓이다.
8일 미국 NBC 뉴스는 수십 년간 미 동부 해안의 어업에 타격을 준 녹색게가 최근 알래스카 메틀라카틀라 해안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녹색게는 한번 자리를 잡으면 제거하기 매우 어려운 종으로, 알래스카의 어업이 초토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녹색게는 1980년대 후반 샌프란시스코만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는 주로 동부에서만 골칫거리였다.
서해안에 진출한 녹색게는 이후 오리건, 워싱턴, 브리티시컬럼비아 등 서부 북쪽 해안으로 서식지를 확대했고, 특정 지역에서 개체군을 형성한 녹색게를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엘니뇨로 인해 북태평양이 뜨거워진 2000년대 초반 녹색게 새끼들이 서부 해안 전역으로 퍼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소속 야생 생물학자 린다 쇼는 "녹색게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생태계를 지배할 수 있다. 미국 해산물의 60%를 책임지는 알래스카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녹색게가 출현한 지역에서는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해안선의 길이만 워싱턴주의 10배가 넘는 알래스카주도 녹색게 퇴치 작전을 준비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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