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랴부랴 '1기 신도시' 달래기…원희룡, 긴급 간담회 열었다는데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입력 2022-09-10 04:28   수정 2022-09-10 10:20


1기 신도시 정비 관련 이슈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속도감 있게 1기 신도시 정비를 추진키로 했지만 주민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인 듯 합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70만 가구 주택 공급 대책에서 1기 신도시 정비 관련 일정이 주민들의 예상보다 너무 지체됐다는 불만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죠. 정부도 직접적인 소통과 신뢰감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이해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부랴부랴 간담회를 꾸렸습니다.

추석을 앞둔 지난 8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신상진 성남시장, 이동환 고양시장, 최대호 안양시장, 조용익 부천시장, 하은호 군포시장이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1기 신도시 정비 추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날 간단회에선 5개 신도시의 도시기능 발전과 정비 필요성이 논의됐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주민들의 정비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최대한 반영된 1기 신도시 정비 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소통을 확대하고 관련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일부 사항에 대해선 협의도 이뤄졌습니다. 일단 정부는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국토부는 정비 기본 방침을, 각 기자체는 정비기본계획을 투트랙으로 병행해 공동 수립하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마스터플랜(종합계획)은 예정대로 오는 2024년 중 마련하기로 했고요.

국토부가 수립하는 정비 기본 방침은 1기 신도시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정비 가이드라인으로, 도시기능 성장 방안, 광역교통, 기반시설 설치 방안, 지자체 정비계획과 연계한 특례·적용기준, 선도지구 지정에 관한 사항들입니다.

각 지자체가 수립하는 정비 기본 계획은 정비사업의 기본방향과 함께 주거지, 토지이용 관리 계획, 기반시설 설치계획, 정비예정구역 지정, 용적·건폐율 등 밀도 계획, 이주 대책 등 주거 안전 등에 관한 내용이고요.

국토부는 제도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과 지자체 간 상설협의체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법안 마련을 위한 관련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오는 2023년 2월에 특별법안을 발의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신도시별 총괄기획가(MP) 제도를 운영하고 각 지자체별로 이를 지원할 MP 지원팀과 주민참여기구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추진체계도 구성·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국토부, 경기도, 5개 신도시 지자체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책적·행정적 실무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시정비정책을 총괄하는 국장급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고요.

원 장관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마스터플랜의 주인은 지자체와 신도시에 살고 계신 주민”이라며 “주민 기대에 부응하는 마스터플랜이 될 수 있도록 투트랙으로 신속하게 추진하고, 강화된 소통체계를 활용해 앞으로 1기 신도시 주민에게 정책 추진 상황을 제때, 수시로 충분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간담회에서 합의된 내용이 기존 정부 발표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별법안 발의 시점이 명시되긴 했지만 마스터플랜 자체가 쉽게 수립되기 어려운 성격이 강해 기존 정부 방침이나 계획에서 진전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장은 1기 신도시 관련 집 값이나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고, 연구용역과 마스터플랜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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