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다. 집값은 하락하고 대출금리는 오르면서 청약 시장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집값이 떨어진 만큼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더 이상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 ‘로또 청약’이 쏟아졌던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다. 지난 7월에는 전국 단위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처음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701만9253명으로 전달 대비 1만여 명 줄었다. 높아지는 예금 이자와 달리 청약통장 이자율은 변동이 없는 이유도 한몫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청약통장 해지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약통장은 재테크 수단이라기보다는 청약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청약통장을 해지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가입 기간 가점이 사라진다. 시장 분위기가 바뀔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선택지를 남겨놓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청약 통장을 유지할 경우 해당 금융기관에 주택담보대출 등 관련 금융상품을 이용할 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청약 저축 통장에 매월 10만원 이상 납입할 경우 주택자금대출 금리를 0.2% 우대한다. 다른 예적금 상품에도 금리 혜택이 적용된다.
소득 공제분을 다시 납입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가입일로부터 5년 안에 청약통장을 해지할 경우 소득공제를 받을 때 적용됐던 납입금의 6%를 다시 내야 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청약통장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는 건 집값 하락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하지만 하락한 집값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의 분양가보다 낮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해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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