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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춘의 작품들은 동양화,서양화,민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주인공인 꽃을 그릴 땐 대상을 정밀하게 묘사하기 위해 동양화 세필 붓으로 공필화 기법을 사용했다. 잎과 배경은 추상적인 표현을 하기 위해 넓은 붓 터치를 썼다. 이어 금색의 섬유용 물감 튜브를 짜서 꽃의 주변을 그물망처럼 이어주는 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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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간접무' 작품들은 전통 민화의 화조화, 불화의 소재인 연꽃, 한국화의 전통적 소재인 난초 등을 등장시켰다. 그런데 나비가 꽃 사이를 춤추고 날아다니는 의미의 '화간접무'에 정작 나비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대신, 가는 금빛 선이 꽃과 꽃 사이에서 춤을 추듯 이어져 나간다. 그래서 관람자들은 새로운 우주의 한복판에 꽃이 피어나는 듯한 신비한 감흥을 경험한다. 미술평론가 김미진 홍익대 교수는 “하춘은 여러 가지 직업과 경험을 통해, 나와 타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생각과 삶의 방식을 터득했다”며 “이질적인 사물들이 절묘하게 소통하고 이어지는 그의 작품 속엔 작가의 세상에 대한 태도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신경훈 디지털자산센터장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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