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먼저 움직이겠다"…연금개혁 '드라이브' 건 김성주

입력 2022-09-14 17:59   수정 2022-09-15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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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여야 합의로 출범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50일 넘게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되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연금개혁 논의에 나섰다. 여당이 내홍으로 연금특위에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은 따로 모임을 하고 연금개혁 목표와 방향 설정을 위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특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사진)은 14일 “연금개혁은 정치적 부담이 큰 과제이지만 야당이 먼저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연금특위와 복지위 의원들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금개혁 세미나를 연다. 지난 7월 22일 연금특위가 출범했지만 첫 회의조차 열리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이 따로 모여 연금개혁 방향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유희원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의 발제 뒤 토론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 특위 관계자는 “연금개혁의 목표와 쟁점 정리를 비롯해 특위와 복지위 간 법안 처리 등 업무 분담을 주로 얘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10월 국정감사 전 이 같은 자리를 추가로 마련해 연금개혁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야당 연금특위 의원들은 지난 6일에도 여당 없는 첫 모임을 하고 의원별 역할 배분을 마쳤다.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맡았던 김성주 의원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김 의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여당이 연금개혁을 논의할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야당이 먼저 나서려고 한다”며 “지금 상태면 올해 말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먼저 움직이면 여당도 따라나서지 않겠나”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주호영 의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았지만, 당내 사정 등으로 연금특위 활동에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이 아니라 국민의 든든한 노후를 위해 ‘국민과 함께하는 연금개혁’을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금개혁이 정부가 아니라 국회 주도로 넘어온 만큼 ‘모수개혁’을 넘어 ‘구조개혁’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수개혁은 기존 연금제도 틀을 유지하면서 재정 안정화를 위해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을 손보는 것이지만, 구조개혁은 말 그대로 연금제도의 구조·체계까지 바꾸는 것을 뜻한다.

민주당은 의원들 간 의견이 모이면 ‘야당안’을 먼저 만들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여당과 논의하겠다는 얘기다. 연금개혁은 상당히 오랜 논의와 과정, 전략이 필요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인기 없는 과제로 통한다. 보험료가 늘거나 연금 수령액이 줄고 수령 시기가 늦춰지는 등 국민 부담은 커지는 반면 혜택은 줄어드는 쪽으로 개혁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야당이 먼저 논의를 시작한 것은 ‘정치적 부담’을 나눠 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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